[뉴스핌=김민정 기자]지역 경기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회복 모멘텀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회복세가 미미했고 투자도 전 분기 수준에서 늘지 못 해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발간한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을 통해 한은 16개 지역본부가 지역 내 업체 및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 10~11월 국내 경기는 완만한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강원권과 제주권은 완만한 개선흐름을 보였지만, 대구·경북권과 동남권은 보합세를 보였다.
<자료=한국은행> |
지역의 소비 회복세는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선 백화점 매출이 부진하면서 지난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소비를 유지했고, 충청권은 자동차 판매가 증가한 반면 가전제품, 가구, 휴대폰 등 내구재 판매가 부진했다.
동남권에서는 지역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심리가 위축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 분기보다 소비가 감소했다. 강원권과 제주권은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소비가 소폭 늘었다.
강성대 한은 지역통할실장은 “그래프를 보면 전 분기보다는 늘었다”면서도 “다만 늘어난 부분이 어느 수준 이상이어야 상당히 개선됐다고 판단하는데 늘어난 부분이 미미하면 보합에 가까운 개선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10~11월 설비투자는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일부 IT업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늘어났지만 대부분의 제조업체가 기존설비의 유지보수 차원의 보수적인 투자태도를 보였다. 특히, 자동차는 신차 관련 투자 종료로 설비투자가 오히려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동남권, 충청권, 제주권에서 기존설비 유지보수 수준의 보합세를 보였다. 다만 호남권에서는 화학업종을 중심으로, 강원권에서는 의료기기와 리조트 업체를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대구·경북권에선 휴대폰의 해외 현지 투자가 확대되고 지역 내 디스플레이 구세대 사업장에 대한 신규투자가 부진해 소폭 감소했다.
한은은 향후 대부분의 업체들이 경기회복이 본격화 되기 전까지 대규모 설비투자보다는 공정효율화로 대처함에 따라 당분간 설비투자가 현재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업체들은 엔화 약세를 활용해 노후 설비의 교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투자는 토목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거용 건물건설이 늘면서 수도권과 대구·경북권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철강을 중심으로 3분기에 비해 소폭 늘었다.
◆ 지역 주택 매매가격 소폭 상승, 전세 가격은 유지
10월 중 주택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수도권과 강원권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의 영향을 받았다. 다만 호남권에서는 아파트 공급물량 증가로 매매가격이 3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수도권의 매매가격 상승은 지역간에 차이가 있었다. 안양 평촌, 성남 분당, 고양 일산, 평택, 용인 등 신도시 및 개발 호재 지역과 서울 주요 지역에서 매매가는 상승했지만 경기 북부를 포함한 여타 지역은 보합 수준을 보였다.
한은의 모니터링 결과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라 부동산 매매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고 전세가격도 소형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전세가격은 호남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세공급 물량 감소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상승해 3분기(1.4%)에 비해 오름폭이 축소됐다. 서비스 가격이 3분기 수준의 상승세를 지속했지만 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
지역별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3분기에 비해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1% 초반대의 상승률을 보였고, 충청권에선 3분기와 같은 0.7%의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한은은 일부 지역의 공공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석유류 가격이 안정되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