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라 방어 나섰나..."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
[뉴스핌=이강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삼성SDS 보유지분 일부를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경과하면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현재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보유지분 매각 가능성을 경영권 승계, 지배구조 개편작업 등과 연결지으면서도, 삼성SDS 주가가 공모가의 2배가 넘게 치솟고 있는데 따른 그룹 차원의 방어 제스쳐가 아니냐는 해석을 함께 내놓고 있다.
25일 삼성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의무보호예수 기간 6개월이 지난 후 보유지분 중 일부를 처분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의무보호예수는 신규상장이나 인수·합병(M&A), 유상증자를 할 때 최대주주 등이 보유주식을 일정기간 매각할 수 없도록 한국예탁결제원이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제도다.
현재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약 870만주(11.25%)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지분가치는 24일 기준 약 3조5000억원이다.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각각 약 301만주(3.90%)를 보유 중이다. 각각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관련업계에서는 그동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상태를 고려할 때 이 부회장 등 삼남매가 상속세와 계열분리를 위한 실탄 마련에 삼성SDS 보유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해 왔다.
이 부회장 등 삼남매가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속받으려면 세금으로만 약 6조원 가량을 납부해야 한다.
특히 이 부회장 등 삼남매의 계열분리를 예상한다면 언제든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은 현실화될 수 있다.
예컨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 활용을 중요하다. 삼성전자에서 분할할 지주회사와의 지분스왑 형태로 지분을 매각하면 주력 계열사의 지배력을 그만큼 높일 수 있다.
또한 이부진·서현 사장이 계열분리에 나설 경우 삼성SDS 지분을 팔아 호텔신라나 제일기획 등 계열사 지분확보에 투입할 수 있다.
삼성 측에서도 이같은 시나리오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오너일가가 보유한 각 계열사의 지분은 사업과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일부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삼성SDS의 상장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삼성 측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때문에 삼성SDS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오너일가의 시세차익 논란이 불거지는 등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자 그룹 차원에서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언급하며 방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일 상승세를 타던 삼성SDS 주가는 급제동이 걸렸다. 7거래일 연속 오르던 삼성SDS는 주가는 이날 한때 7% 가량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오후 1시 현재 전날대비 2.23% 하락 중이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