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 확대를 노린 불가피한 선택
[뉴스핌=김기락 기자] 한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 화웨이가 저가 공세에 돌입했다. 사업 시작 두달 만에 최신 스마트폰 X3 판매 가격을 52만8000원에서 33만원으로 낮췄다. 화웨이는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를 통해 국내에 진출했으나, 판매 부진 등 시장 반응은 차갑다.
25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로그는 X3 판매 가격을 52만8000원에서 33만원으로 낮췄다. 또 다음달까지 28만2000원(유모비 로그40 요금제)을 지원한다. 사실상 4만8000원에 X3를 파는 것이다.
X3는 고사양을 갖춘 최신 스마트폰이다. 5인치 풀HD 터치스크린에 LTE Cat6(광대역 LTE-A)를 지원하고, 기린(Kirin) 920 옥타코어 프로세서, 2GB 용량의 RAM과 16GB 내장 메모리, 안드로이드 4.4 킷캣 운영체제(OS)가 탑재됐다.
미디어로그 월별 번호이동현황<송유미 미술기자> |
미디어로그는 지난 7월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번호이동수치는 7월 3295건, 8월 1만6671건, 9월엔 2만6014건으로 증가했으나 10월 단통법 시행 후 6747건으로 급감했다. X3 판매를 시작하면서부터 판매량이 줄었다.
미디어로그 관계자는 “시장 반향을 일으키기 위해 X3 출고가를 한시적으로 낮췄고, 이벤트 기간이 지나면 정상 가격으로 되돌릴 것”이라며 “화웨이는 저가 전략이라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는 이에 대해 단통법 시행 후 일시적인 시장 위축으로 보는 한편 X3의 중국산 저가 이미지와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 애플 등 고사양 단말기에 익숙한 만큼 화웨이 단말기를 선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X3 가격 인하는 화웨이가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파악한 후 시장 확대를 노린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업계에선 최근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가 중저가 단말기 출고가를 일제히 내린 만큼 미디어로그가 50만원대 중국 제품으로는 경쟁력이 약하다고 판단해 출고가를 대폭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삼성ㆍLGㆍ팬택 등 수십여종 단말기가 있는데 소비자들이 굳이 중국산 단말기를 사야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미디어로그가 결국 저가 공세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기업 알뜰폰 한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이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만큼 가입자 경쟁 보다는 정부 기조에 맞춰 이용자 보호 방안 등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미디어로그를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