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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뉴질랜드 FTA, 쇠고기값 인하 '체감 어렵다'

기사입력 : 2014년11월20일 10:46

최종수정 : 2014년11월20일 10:47

15년간 관세 40% 철폐...이마저도 유통업체가 흡수할 듯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기대됐던 축산물 가격인하 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뉴질랜드 FTA의 농축산물 양허(관세인하)품목이 미국이나 EU, 캐나다와 체결한 FTA에 비해 훨씬 보수적으로 합의됐다.

◆ 쇠고기 수입가격 연 2% 인하…유통마진 흡수 우려

한·뉴질랜드 FTA의 양허제외 및 예외적 취급(TRQ,부분감축,계절관세,10년초과 장기철폐) 비중은 전체 농산물(1500개) 중 40.1%(602개)에 달했다. 이는 미국(12.3%), EU(14.5%), 캐나다(18.8%)는 물론 호주(38.5%)보다도 높은 수준이다(도표 참조).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뉴질랜드의 농축산물 경쟁력이 호주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감안해 우리 정부가 농축산물을 방어하기 위해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림부측은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반영해 최대한 보수적인 수준으로 타결했다"면서 "양허제외 및 예외적 취급 비중이 다른 국가와의 FTA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인해 뉴질랜드 쇠고기의 가격인하를 기대했던 국내 소비자들은 FTA 체결효과를 좀처럼 체감하기 어렵게 됐다. 더불어 한우의 가격인하 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상으로 뉴질랜드산 쇠고기는 현행 40%의 수입관세가 발효 이후 15년간 매년 15분의 1씩 인하된다. 40%의 관세가 인하된다는 말은 수입가격 기준으로 보면 28.6%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를 15년으로 나눠보면 매년 1.9%의 가격이 인하되는 셈이다.

이마저도 유통업체들이 유통마진으로 흡수해 버릴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가격인하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돼지고기·닭고기도 대부분 양허제외

다른 축산물 사정도 비슷하다. 돼지고기 수입관세는 현재 18~30% 수준이다. 국내 수요가 많은 삼겹살을 비롯해 넓적다리, 어깨살 등은 양허제외(관세유지) 대상이고, 나머지는 7~18년간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18~27% 수준인 닭고기 수입관세도 냉장 미절단육은 18년 철폐, 나머지는 양허제외 대상으로 분류돼 FTA효과를 체감하기 힘들 전망이다.

분유 등 국내수요가 많은 낙농품도 마찬가지다. 탈전지분유(176%)와 연유(89%)는 현행관세 유지, 치즈(36%)는 7~15년 철폐, 버터(89%)는 10년 철폐 대상이다. 조제분유(36%~40%)는 13~15년 철폐하되 각각에 대해 일정 물량의 TRQ(저율관세할당)가 제공된다.

이병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뉴질랜드 FTA의 농산물분야 자유화율은 87% 수준으로 한·미(98%), 한·EU(97.2%)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뉴질랜드산 축산물은 수입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점차 인하될 전망이지만 다른 FTA처럼 소비자들이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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