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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뮤지컬 '그날들' 김지현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지혜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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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윤원 기자] 긴 생머리에 단아하고 청순한 이미지. 뮤지컬 ‘그날들’의 ‘그녀’ 김지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몇 마디 나눠본 대화가 예상을 뒤엎는다. 여배우에 대한 수식어로 적합하진 않을지라도 이 말을 안 할 수 없다. 이 여자, 우직(?)하고 털털하다. 
 
김지현은 지난달 대학로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그날들’에 ‘그녀’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뮤지컬 ‘그날들’은 2012년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행사장에서 대통령의 딸 하나(송상은)와 수행경호원 대식(최지호 김산호)이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시작된다. 이 소식을 들은 청와대 경호부장 정학(유준상 이건명 최재웅 강태을)은 정확히 20년 전 벌어졌던 실종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우정을 나눈 경호실 동기 무영(김승대 오종혁 지창욱 규현)과 마음을 줬던 ‘그녀’의 실종사건이었다. 이 때부터, 1992년과 2012년 두 시대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펼쳐진다. 
 
“흔히 ‘그날들’의 ‘그녀’를 가리켜 신비롭다고 해요. 청순가련하고 소극적인 여자라고 생각들 하는데, 저는 오히려 ‘그녀’가 적극적인 여자인 것 같아요. 그냥 직업적인 이유로 말을 조심하는 정도? 물론 정학과 무영이 보기엔 이 여자가 신비로워 보일 수 있겠죠. 또, 어느 정도 ‘그녀’가 갖고 있는 다운된 톤이 있긴 해요. ‘그녀’가 방 안에서 혼자 노래할 때는 혼자라 외로운 게 있고, 무영과 대화하던 도중 어머니에 얽힌 사연을 말할 때에는 슬픈 감정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학-무영과 같이 있을 때를 보면, 얌전하기만 한 성격은 아닌 것 같아요. 자기 할말도 다 하고, 톡 쏘는 면도 있고.” 

작품 속에서 자유분방한 무영과 고지식하지만 순수한 정학, 두 청와대 경호원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그녀’ 역에는 김지현과 함께 배우 신다은이 더블캐스팅 됐다. 김지현은 같은 역할을 맡은 신다은에 대해 “새초롬할 것처럼 보이지만 참 털털하고 명랑하다. 저를 잘 따라주는 동생”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무대 위에서 ‘그녀’와 붙는 신이 가장 많은 무영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많다면 많은 네 사람의 무영이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으로 ‘그녀’와의 케미를 뽐내고 있다.
 
“(김)승대 오빠와는 맨 처음에 같이 공연하는 페어라 연습할 때 제일 많이 호흡 맞췄어요. 그래서 오는 끈끈한 게 있어요. (오)종혁이는 전작 ‘프라이드’에서 호흡을 맞춘 기억이 남은 채 ‘그날들’에서 곧바로 만났는데, 저희도 그렇고 관객들이 보시기에도 ‘프라이드’가 떠오를 것 같아서 되도록이면 안 붙으려고 한 부분이 있었어요. 실제로도 공연에서 (오종혁과)많이 붙지 않았고 연습할 때도 많이 못 만났죠. 하지만 전작을 같이해서 서로 익숙하거든요. 익숙한 사이에서 호흡을 맞출 때 나오는 장점들이 있는 것 같아요. 요즘 보면 (지)창욱이와 무대에서 제일 자주 만나요. 저랑 회차가 가장 많이 붙어있더라고요. 공연하면서 맞춰가고 서로 불편한 거 있으면 이야기 하고…. (지창욱과는)공연 과정을 통해 익숙해진 부분이 많아요. 사실 아직까지 규현이와는 같이 무대에 서본 적이 없어요. 이제 새 사람을 만난다는 느낌으로(웃음) 다음주쯤 (규현과)처음 호흡을 맞추게 될 것 같아요.” 
 
김지현은 지난 2004년 연극 ‘미생자’ 출연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연극과 뮤지컬로 관객과 만나왔다. 10년 이상 착실히 무대에서 다져진 그라지만, 무대는 여전히 가슴 뛴다. 어떤 공연을 하든 겪게 되는 무뎌지는 시기, 이를 극복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 그럴 때 김지현은 객석을 바라보며 심장의 고동을 느낀다. 
 
“매 공연마다 느끼는 설렘이랄까 궁금증은 관객들에 대한 거예요. ‘오늘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란 생각을 해요. 무대에 오르기 전에 객석 훔쳐보면서 관객 반응을 살필 때가 있는데, 정말이지 항상 달라요. 어떤 때는 굉장히 반응이 좋고, 또 어느 때는 약간 무거울 때도 있고…. 관객이 소위 엄마미소를 지으시면서 볼 때도 있고요. 객석 반응에 대해 늘 걱정 어린 궁금증이 있죠. 반응이 좋으면 긴장도 좀 풀리고 신나서 하게 되고, 그다지 좋지 않은 날에는 또 호응을 받으려고 열심히 하고요.” 
 
김지현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 초에 걸쳐 연극 ‘올모스트 메인’과 뮤지컬 ‘풍월주’에 출연했다. 올해에만 연극 ‘한때 사랑했던 여자에게 보내는 구소련 우주비행사의 마지막 메시지’, 뮤지컬 ‘카페인’, 연극 ‘프라이드’에 연달아 출연하며 쉴 새 없이 달려왔다. 그리고 이번 겨울, 뮤지컬 ‘그날들’뿐 아니라 오는 12월8일 개막하는 뮤지컬 ‘러브레터’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현재는 ‘그날들’ 공연과 ‘러브레터’ 연습을 병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제 성격이 예민하지 않은 편이에요. 되게 무던한 편이거든요. (정신적으로)쉽게 피곤을 타지 않고, 몸도 튼튼해서 체력적으로도 괜찮아요. 올해는 별로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작품에 연달아 하게 됐는데, 제 상태는 괜찮은 것 같아요. 다만 작품이 잘 소화가 될지 걱정인 건 있어요. 무리해서 결과물이 좋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랄까…. 다행인 건 연습을 하면서 무척 재미있다는 거예요. 다행히 즐거운 사람들과 만나 즐거운 작품만 한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연습, 공연하기 싫다고 느꼈던 작품이 단 하나도 없었거든요. 다 재미있었고.”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출연에 있어 김지현이 따지는 조건은 많지 않다. ‘작품이나 캐릭터 등을 과연 내가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가 작품 선택의 주된 기준이다. 다소 감에 따르는 경향(?)도 있다면서 배시시 웃는 미소가 의외의 허당 매력을 느끼게도 한다. 
 
“작품이 어떤지, 뮤지컬이라면 노래가 어떤지 등 여러 가지가 작품 선택에 작용하는데, 요즘 가장 크게 보는 건 ‘내가 이걸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이미지가 잘 맞을까’에요. 물론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로. 아, 그러고 보니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어떤 사람과 작업하는지도 중요하다’는 거예요.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작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왕 연습하는 거, 즐거우면 좋잖아요?” 

“제가 키도 크고 긴 생머리에 얌전해 보여서인지 ‘프라이드’의 2014년 실비아 역할을 할 때 많은 분이 놀라신 것 같아요. 지금까지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이유라면… 제가 워낙 성격도 무던하고, 두드러지거나 극단적이지 않거든요. 그런 성격 때문인지 제가 갖고 있는 이미지도 좀 둥글둥글하고요. 그래서 역할에 따라 잘 변할 것처럼 보이나 봐요(웃음).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 하나하나 생각해보면 되게 다양하거든요. 대극장 뮤지컬을 많이 해보진 않았는데, 아무래도 여자배우들이 하기엔 확실히 소극장이 소재가 풍성한 것 같아요. 제가 해왔던 캐릭터들만 봐도 정말 다양하고요. 참 다행이고 감사하죠. 이번 년도엔 좋은 작품을 계속 하게 돼서 특히 행복한 한 해였어요.” 
 
그의 말대로 이번 2014년은 김지현에게 뜻깊은 한 해였다. 굵직한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것이 전부가 아니다. ‘카페인’에서 보여준 사랑스러운 코믹 연기부터 ‘프라이드’의 놀라운 1인2역 연기, 그리고 ‘그날들’의 서정적 멜로까지. 다양한 역할을 완벽히 해낸 끝에 남은 것은 관객 뇌리에 깊이 각인된 그의 놀라운 재능이다.
 
“목표가 있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그에 맞는 연기를 하는 지혜로운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나이가 들면 (그 나이에만)할 수 있는 역할들이 있잖아요? 오랫동안 활동해오신 선배님, 선생님들을 보면서 저도 그분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쉽지는 않겠지만 중간에 있을지 모를 과도기나 어려움을 지혜롭게 잘 넘겨서, 제가 가진 분위기에 맞는 역할을 맡으면서 잘 흘러갔으면 좋겠어요.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한 사람의 일반인으로서 거쳐야 할 (과도기의)시간도 분명 있을 거예요. 그런 부분을 힘들지 않게 잘 극복했으면 좋겠어요.” 
 
김지현은 오는 2015년 1월18일까지 대학로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그날들’에 출연한다. 오는 12월2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러브레터’에서도 김지현을 만날 수 있다. 이와이 슌지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러브레터’는 2015년 2월15일까지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사진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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