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상승 베팅 불확실성 커져
[뉴스핌=윤지혜 기자] 정부가 원화 약세를 지속하겠다고 공식화했음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 달러예금에 가입했다가는 '상투'를 잡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QE) 종료와 엔저현상 뿐 아니라 국내 외환당국의 입장까지 확인되면서 더이상 달러 강세를 견인할만한 재료가 나오기 어렵다는 이유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엔저 속도에 맞게 원화 가치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아울러 이날 도쿄금융시장에서는 일본 니케이 지수가 급락하면서 달러/엔이 장중 115엔을 터치했다. 이에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장중 1090원선을 터치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엔저현상이 급속화되고있는 가운데 국내 외환당국에서 고위 관계자를 통해 엔화 약세를 경계하는 당국의 입장까지 확인되자 엔화와 원화의 동조성이 더욱 짙어진 것.
이러자 원화 약세가 가시화된 만큼 향후 달러가 더 강세로 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외환 딜러를 비롯한 전문가 및 PB들 사이에서는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파르게 진행된 엔저공습에 달러/원 환율까지 요동을 치면서 오히려 달러 강세가 막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제기된 것이다.
시장참여자들은 지금 시점에 달러 강세를 노리고 달러 예금에 투자한다면 상투를 잡는격이 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향후 달러화 상승을 기대하고 달러 예금에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서정훈 외환은행 경영전략팀 연구위원은 "엔화의 급격한 하락과 기재부 차관이 언급한 내용으로 달러화가 더 오를 것이라고 판단할수도 있지만 지금 시점을 고점으로 보는게 맞다"며 "최근 달러인덱스 고점이 87수준인데 내년까지 달러가 더 오른다고해도 90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내년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지금보다 달러강세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며 "지금 달러에 투자한다면 상투잡는격이라고 보기 때문에 오히려 달러화 상승베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미경 하나은행 강남PB센터 부장은 "환투자는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강세가 얼만큼 될 것이라 기대하고 베팅하기는 어렵다"며 "그전에는 달러/원 환율 자체가 낮았기 때문에 방향성을 보고 달러 투자로 이어졌지만 지금 시점에서 투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내년에 미국의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달러가) 더 강세로 갈수도있다"면서도 "이미 단기간에 많이 오른 부분을 감안한다면, 지금 시점에서 조금 더 오를 것 같다고 투자를 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