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청불응' 다음카카오 승부수 통했다…텔레그램은 '하락세'
[뉴스핌=이수호 기자] 카카오톡 검열 논란으로 국민적 비판을 한몸에 받았던 다음카카오가 한 달만에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13만원대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14만2000원(11월3일 기준)까지 상승하며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예열 작업을 마쳤다는 평가다. 합병 이후 맞이한 첫 위기를 비교적 짧은 시간에 극복해낸 셈이다.
4일 IT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검열 논란으로 인한 국민적 비판 이후, 신속하게 대응책을 내놓으며 신뢰 회복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석우 대표가 직접 국정감사에 출석해 해명하고 여러차례에 걸친 사과문을 배포해 검열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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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공식 출범 / 김학선 기자 |
실제로 지난달 18일, 300만명에 육박하던 텔레그램 이용자 수는, 지난 25일 20만명 가까이 줄어들며 사이버망명 흐름이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의 비판과 위법논란 속에서도 '감청불응'을 내세운 다음카카오의 승부수가 통했다는 평가다. IT 업계라는 특성과 경험 부족에 따른 우려 속에서 정면 돌파를 택한 것이 오히려 신뢰 회복의 밑거름이 됐다.
이 같은 노력 덕에 다음카카오는 소비자의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고 예정됐던 신규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사업군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뒤늦게나마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한 셈이다.
먼저 오는 11일, 다음카카오의 미래먹거리로 불리는 뱅크월렛카카오(소액 송금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출시한다. 이를 위한 실무적 조율도 이미 마친 상태다.
지난달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직접 판교를 찾아 카카오 금융서비스에 힘을 실어주면서 카카오의 금융 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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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금융위원장 다음카카오 판교 본사 방문 / 김학선 기자 |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페이의 성공을 발판삼아 향후 뱅크월렛카카오와 함께 금융사업의 양대 축으로 삼고 커머스와 광고 사업을 확장하는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결제 시장에서도 주도적인 위치로 자리를 잡겠다는 각오다.
또한 게임사업 투자에 350억원을 쏟아부으며 게임 경쟁력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한게임 포커 등을 통해 게임업계에서 성공 신화를 일궜던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의 경험이 게임 사업 확대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는 투자 확대를 통해 자체 제작 게임을 육성해 수익성 다변화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해 지스타에서 선을 보인 '검은사막'이 호평을 받으면서 다음카카오 게임의 가능성을 증명해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연결'을 강조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잇따라 출시될 전망이다. 우버택시에 대응하는 카카오택시와 신규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 사물 인터넷과 관련된 서비스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을 밀어낸 카카오톡 PC버전 서비스도 기업 메시징 시장으로 확대될 공산이 크다.
또한 모바일 상품권 사업 등 이미 시작한 사업들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다음카카오의 돌풍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선애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카카오는 경쟁사 대비 사용률이 매우 높고 수익성이 가장 좋은 기업이라는 점에서 프리미엄 요인이 있다"라며 "앞으로도 매우 적은 리스크로 모바일 커머스 성장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열논란에 따른 카카오톡 사용자이탈 우려 제한적일 전망이며, 오히려 카카오페이, 뱅크월렛 등 사업확장이 순항 중에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