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찬 전 부행장, 김희태 전 사장 등 공모
[뉴스핌=한기진 기자] 10일 서울보증보험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공모가 마감하는 가운데, 민간 출신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관(官)피아(관료+마피아)에 대한 반발정서가 강한데다 청와대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최근 선임된 손해보험협회장이 민간 출신인 점,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도 관 출신이 배제된 점도 민간후보 낙점론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차기 CEO로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논란이 있다. 이 같은 기류 속에 유력한 CEO후보로 꼽히는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이 공모 지원서류를 제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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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증보험 차기 사장 후보로 나선 김옥찬 전 KB국민은행 부행장, 김병기 현 사장,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 |
◆ 박근혜 대통령의 관피아 척결론, 이번에도?
관피아 척결은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정부 인사체계를 관통하는 화두다. 적어도 금융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명이 세워지고 있다. 관료출신이 독식했던 손해보험협회장에 12년만에 민간 출신인 장남식 전 LIG손해보험 사장이 앉았다. 또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7명 모두 관 출신은 제외됐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관치가 필요하다는 설득력이 있다면 관의 힘이 필요하지만, 관을 배제하자는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를 감안할 수 밖에 없다”면서 “KB금융 사태 정도가 관이 나서야 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일단 분위기는 서울보증보험 차기 사장도 관료가 낚아채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재경부 출신인 김병기 현 서울보증보험 사장이 연임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공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이유이다.
◆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가장 주목...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도 유력
CEO 선임구도가 그 모습을 드러내자, 김옥찬 전 부행장이 가장 주목을 받는다.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뽑혔는데도 사의를 밝히자, 그의 내정설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그의 KB금융 회장 사퇴 배경을 50%는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이 꽤 설득력이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회장 후보감으로 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전문성과 대외업무능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김 전 부행장은 은행에서만 30여년간 근무했을 뿐, 은행 증권 보험에 이르는 KB금융 전체를 이끌기에는 경쟁 후보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져 보인다. 반면 이동걸 후보(전 신한금융 부회장)는 은행과 증권 CEO를 거쳐 금융그룹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관피아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배경이다.
만일 KB금융 출신에서만 회장을 고른다고 해도 김 전 부행장과 같은 출신의 경쟁자도 만만치 않은 인물들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전 부사장은 외환은행에서 일했다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를 거쳐 국민은행 부행장(CFO)으로 일하는 등 지주와 은행 경험을 두루 쌓았다.
김기홍 국민은행 전 수석부행장은 충북대 교수로 일하면서 OECD 협상 정부 대표와 재경부 금융발전심의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보험전문가로서 당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로 발탁됐고 이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으로 일했다. 2007년에는 KB금융 지주회사 설립기획단장을 역임했다.
이 때문에 김 전 부행장이 현실적인 결정을 했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확률이 높은 차기 국민은행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KB금융 사외이사와 금융당국 모두 국민은행장은 내부 출신으로, 직원들의 신망이 높은 은행맨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럴 경우 김 전 부행장은 가장 경쟁력이 있다. 은행장은 은행원에게 꿈의 자리이다. 보험사 CEO는 그 무게가 훨씬 못 미친다. 보험 경력이 전혀 없어 서울보증보험 CEO로 자격 심사에서 어떤 점수를 받을지 관건이다.
◆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도 도전키로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이 공모에 참여키로 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 제출할 예정이고 경력과 전문성에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은행에서 30여년간 일하며 도쿄지점과 중국 법인장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을 하며 보험사 전문경영인 경력도 쌓았다.
은행업, 보험업,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 등 경력만 놓고 보면 글로벌 금융회사로 도약하기를 원하는 서울보증보험의 CEO자격에 강점이다.
내부 출신 중에선 이수룡 전 서울보증 부사장과 김욱기 전 서울보증 전무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서울보증의 전신인 대한보증보험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근무했고, 김욱기 전 전무 역시 서울보증에서 특수영업부장, 강남지역본부장, 상무를 거친 '서울보증맨'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어 차기 사장을 공식 선임한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