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공관 유지비만 연 15억원 낭비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정홍원 국무총리가 지난해 3월5일 세종시 총리공관에 전입신고를 한뒤 7월까지 평일중 단 70일만 세종공관에서 숙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공무원에게는 세종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노력해달라며 세종체류를 권하면서도 정작 국무총리가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국무총리비서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홍원 국무총리는 세종시 총리공관에 전입신고를 마친 지난해 3월5일부터 올해 7월말까지 해외 일정을 제외한 전체 국내숙박 359일 중 서울공관에서 262일(73%)을 지낸 반면 세종공관에서는 단 97일(27%)만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에서 머물렀던 97일 중에서도 27일은 주말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결국 평일 중에는 단 70일만을 세종공관에서 숙박한 것이다.
김 의원은 "총리실은 정 총리의 불가피한 서울공관 숙박 사유가 서울 일정과 행사, 회의 때문이라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서울로 출장을 오가는 일선의 공무원들도 서울숙박을 해도 좋다는 말이냐"며 비판했다.
이어 "정 총리는 지난해 4월30일 세종시 업무정착을 위한 공무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고 올해 3월에도 국무회의 등을 서울이 아닌 세종에서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며 "그동안 세종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얘기해왔던 본인의 발언과도 상충되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또 세종시 총리공관은 토지매입비, 건설비 등 총 384억원의 국가예산이 투입돼 지어졌고 서울공관은 장부가액만 566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세종공관은 6억3000만원, 서울공관은 8억7000만원 등 소요된 예산만해도 연 15억원에 이른다.
이에 김 의원은 "총리 집무실과 회의실이 별도로 있는 조건에서 총리 주재 행사와 회의를 위해 950억원에 해당하는 국가재산을 사용하는 것은 한마디로 지나친 재정낭비"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3월 한국행정연구원에 '서울공관의 효율적 활용방안'에 대해 연구용역을 맡겨 2200만원의 국가예산이 별도로 쓰인 것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인데 국무총리가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세종시 체류를 기피·회피하고 있다"며 "서울공관을 매각하거나 민간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서울공관 유지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세종공관을 적극 이용해 행정부 수장으로서 공무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