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통화정책보다 경상수지 흑자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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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골드만 삭스가 유로화의 중장기적인 하락을 예측, 2017년 유로/달러가 패러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 유로화의 낙폭이 시장의 예상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ECB)의 깜짝 금리인하 및 자산 매입 계획 발표 후 유로화는 가파르게 하락, 유로/달러가 1.3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유로화는 하루만에 반등했고, 유로/달러가 1.30달러를 회복한 상황이다. 최근 수년간 빗나갔던 시장 전문가의 유로화 약세 전망이 마침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적중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로화[출처:블룸버그통신] |
ECB가 금리인하와 함께 자산 매입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은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배경의 80%가 유로화 강세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CB의 금리인하와 자산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은 유로화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데 한몫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경제 회복이 점차 강화되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여지가 높아질수록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여지가 높고, 이는 유로화 하락 압박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ECB의 전격적인 부양책 발표를 계기로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로존의 강력한 무역 경쟁력이 유로화 약세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까지 유로존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GDP의 0.4%에 불과했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흑자 규모가 앞으로 수년간 GDP의 3%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유로화 향방이 1990년대 엔화의 강세 흐름을 재연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각) 예상했다.
당시 일본 경제는 불황의 늪에 빠졌고, 부동산과 증시 버블이 무너진 데 따른 파장이 확산됐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BOJ)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떨어뜨렸다.
하지만 엔화는 무역가중치 기준으로 10년 사이 50% 급등했다. 일본은행의 공격적인 환시 개입도 엔화를 떨어뜨리는 데 역부족이었다.
이는 1990년대 10년간 일본의 경상수지 흑사 규모가 GDP 대비 평균 2.3%에 이른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010~2013년 사이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3.7%에서 0.7%로 떨어진 사이 엔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앞서 골드만 삭스는 중장기적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지속, 2017년 유로/달러가 패러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앞으로 6개월 사이 유로/달러 환율이 1.25달러까지 떨어지는 한편 12개월 이내에 1.20달러까지 밀릴 것이라는 얘기다. 이어 2015년과 2016년에는 환율이 각각 1.15달러와 1.05달러로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내다봤다.
ECB의 부양책이 점차 확대될 여지가 높은 만큼 연준은 내년 긴축을 단행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만큼 유로/달러 환율의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