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 중앙은행 '냉소적' 반응…"식료품 가격 상승 등 인플레 심화"
[뉴스핌=김성수 기자]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에 맞서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생산된 식표품의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한 국가에서 생산된 소고기, 돼지고기, 과일·채소, 닭고기, 생선, 치즈, 우유, 유제품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en.itar-tass.com] |
다만 이번 조치는 러시아 내 식료품 조달에 차질을 가져와 오히려 러시아 내 식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과일과 육류는 러시아 내 수요에서 수입품이 각각 70%, 30%를 차지하고 있어 수입 금지에 따른 직접적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는 수입 제재대상 품목이 전체 수입 물품의 10%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 40억달러(약 4조15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제재 품목에는 과일과 채소, 유제품, 육류, 곡류 등이 포함됐다. 다만 어린이용 식품과 주류는 제외됐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번 러시아의 조치가 대내외적으로 냉소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라 루카스 매그너슨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각) "서방 기업이나 국가에 보복을 가하는 것은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과 경제위기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그너슨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 중앙은행도 수입 금지령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번 조치로 러시아의 극심한 인플레이션 상태가 더 악화될 것"이라며 "그 결과 러시아 국민들의 부채부담만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주 폴란드의 사과 및 과일류에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금지 사유에 대해서는 위생상 문제라고 밝히고 있으나,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지원한 것에 따른 보복 조치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