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통화정책 엇갈려…수익률 1위 '유로 차입+헤알 운용'
[뉴스핌=김성수 기자] 최근 국제금융시장은 캐리트레이딩을 하기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유로·엔 등 주요통화들의 단기 차입금리가 장기간 제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대다수 통화들의 변동성이 사상 최저치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예상 시점이 엇갈려 캐리트레이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영란은행(BOE)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반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제로금리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면서 달러보다는 유로·엔을 활용한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스트리아 주요 경제신문 뷔르트샤프트 블라트(Wirtschaft Blatt)는 "주요국 통화정책이 엇갈린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캐리트레이드를 활용한 투자 전략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달러 캐리트레이드보다는 엔 또는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선호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달러화 강세로 조달비용이 상승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고자 엔·유로 캐리트레이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기타투자자산 실적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캐리 트레이드 수요를 반영한 지표"라며 "미국과 일본·유로존 실적이 다르게 나타난 것은 이들 국가의 통화정책이 앞으로 다르게 실행될 것을 염두에 둔 결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
운용 통화가 싱가포르 달러일 경우 수익률 격차는 더 컸다. 유로화를 활용한 캐리트레이드 수익률은 1.7%로, 달러 캐리트레이드(0.4%)의 4배가 넘었다.
보고서는 "달러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을 갖고 있으면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해져 안전자산 선호가 급증할 때도 불리하다"며 "달러보다는 유로·엔으로 조달해 펀더멘털이 양호한 고수익 통화로 운용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도 각국 통화정책 향방에 따라 캐리트레이드 전략이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운용 통화를 고를 경우,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해 외부 충격에 덜 취약한 나라의 통화를 골라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랐다.
토비아스 마세 노르드LB 투자 전략가는 "유로화가 캐리 통화가 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며 "각국 금리 차가 벌어질 수록 캐리 트레이드 전략이 활용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옌스 클라트 데일리FX 외환 전략가는 "연준이 금리인상 시점을 앞당길 경우 터키 리라화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등 취약국의 통화가치는 급락할 우려가 있다"며 "국제수지도 양호하고 외환보유고도 넉넉한 국가의 통화로 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중 가장 성과가 좋았던 캐리 트레이드 조합은 12.7% 수익을 낸 유로화 차입, 브라질 헤알화 운용"이라며 "그 다음으로는 뉴질랜드 달러, 인도 루피, 호주달러 등이 운용통화로 높은 수익을 거뒀다"고 정리했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