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레버리지 및 신용 과잉, 실물경기 타격 우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0%에 달했고, 성장과 버블 차단의 균형을 찾는다는 정부의 그랜드 플랜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고강도 부양책으로 인해 부채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난 가운데 부동산 시장을 필두로 주요 성장 엔진이 꺾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 우려의 시선이 높아지고 있다.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은 22일(현지시각) 중국의 전체 신용 규모가 GDP의 251%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47%에서 가파르게 늘어난 수치다.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의 스티븐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레버리지 수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라며 “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속내는 매우 불편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는 경기 하강을 차단하기 위해 공격적인 부양책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 신용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졌다.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신용 팽창이 한계 수위에 이른 데다 특히 급증하는 부채가 금융위기를 일으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선진국의 금융위기 이전 상황과 중국의 모습이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경제의 고성장 가도가 한풀 꺾인 가운데 정부는 경착륙 리스크를 차단하는 동시에 성장률을 영속 가능한 수준으로 안정시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은행권의 지급준비율 인하를 포함해 최근 몇 개월 사이 수차례에 걸쳐 통화완화 정책을 단행했다. 농업을 포함한 일부 산업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산이다.
중국의 성장률은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고 있다. 1분기 7.4% 성장한 중국 경제는 2분기 7.5% 성장해 정부와 업계 이코노미스트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장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신용 팽창에 대해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해 실물경기에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뱅크오브아메이카(BOA)-메릴린치의 데이비드 쿠이 중국 주식 헤드는 “투자자들이 중국 리스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하강 기류와 부실 여신 증가 속도를 볼 때 금융시스템의 리스크가 작지 않은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미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며 “부실 여신을 해소하는 과정에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연초 이후 중국 기업이 연이어 디폴트를 내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졌다.
지방 정부도 마찬가지다. 중국 국영 회계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지방 정부의 부채가 3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대비 67% 급증한 수치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부채가 지난해 말 12조달러를 웃돌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