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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機 격추, 금융시장 '강타'…증시↓ 안전자산↑ 공포지수↑

기사입력 : 2014년07월18일 11:08

최종수정 : 2014년07월18일 11:08

글로벌 증시 '휘청' VS 금·美국채·엔화·공포지수 급등

[뉴스핌=김동호 기자]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국채,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였으며, 미국과 러시아 증시를 급락했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는 30% 이상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17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여객기는 네달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쿠알라룸푸로 향하던 중 러시아 인근 우크라이나 영공 내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인해 승객 280명과 승무원 15명을 포함해 총 295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기 추락 원인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 측은 반군 세력들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반군 측은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격에 의한 추락이라고 반박했다.

이로 인해 잠시 진정됐던 지정학적 위기감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만약 친러시아 반군 세력에 의한 여객기 격추로 결론이 날 경우, 미국 등 서방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 글로벌 증시 '휘청'…미국·러시아 증시 급락

급작스런 사고 소식에 뉴욕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일제히 하락했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 확대를 앞둔 상황에서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자 투자자들은 급격히 위험자산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3개월간 S&P500지수 일간차트. [출처:마켓워치]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일보다 161.39포인트(0.94%) 하락한 1만6976.81로 장을 마쳤다. 하루 낙폭으론 지난 5월 15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S&P500과 나스닥지수도 각각 1.18%, 1.41% 하락했다. S&P500지수 역시 지난 4월 10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러시아 증시도 하락했다. 추락 사고의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되며 외국 투자자본이 이탈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날 러시아 증시는 2%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PNC웰스매니지먼트의 짐 더니간 대표는 "(이번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시장이 느린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글로벌 성장에 대한 우려들이 지정학적 요소들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 금, 美국채, 日엔화 강세…투자자들 안전자산 몰려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상승했다.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고조되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매수세가 몰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금 선물 8월 인도분이 전일대비 17.10달러(1.3%) 상승한 온스당 1316.90달러에 거래됐다. 은 선물 9월 인도분도 전날보다 36센트(1.7%) 급등한 온스당 21.1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일간 금 선물 차트. [출처: 팩트셋]

또 다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도 상승했다. 국채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의 수익률은 전날보다 8bp 급락한 2.4548%에 거래됐으며, 30년물 수익률도 8bp 가까이 내린 3.2726%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이 4bp 떨어졌고, 5년물 수익률도 7bp 급락했다.

다이와캐피탈마켓의 레이 레미 채권책임자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실마리를 찾을 때까지 미국 국채시장이 강세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며 “10년물 수익률이 2.4%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외환시장에선 엔화가 주요국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였다. 외환 투자자들 역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에 대한 매수를 늘렸다. 

이날 미국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은 전일대비 0.46% 하락한 101.20엔에 거래됐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엔화는 강세를 보이며 유로/엔은 0.43% 하락한 136.92엔에 거래됐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 공포지수 '급등'…"위험 피하자"

올해 VIX지수 차트. [출처: 마켓워치]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을 반영해 일명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는 변동성지수(VIX지수)는 이날 무려 30% 이상 급등했다. 말레이시아 항공기 추락 사고 이 외에도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며 투심은 더욱 위축된 모습이다.

이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전격 투입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변동성지수 상승세를 부추겼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된 VIX지수는 전날보다 32% 상승한 14.54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일간 기준으로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다만 VIX지수의 장기 평균가가 20포인트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역대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당분간 VIX지수의 변동성 확대를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항공기 추락 사고의 가해자가 누군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사태의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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