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마켓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취임 100일 만에 정치적 깨달음 얻은 이주열 총재

기사입력 : 2014년07월11일 13:18

최종수정 : 2014년07월30일 07:17

[뉴스핌=김선엽 기자] #1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재정경제부만 바라보고 투자한 철없는 채권시장은 학습효과를 얻어야 한다."

지난 2004년 10월 당시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금리 인하에 베팅한 채권시장을 질타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후 철이 없었던 것은 채권시장이 아니라 박 전 총재였음이 드러났다. '금통위의 반란'이 일어나며 기준금리는 인하됐다. 다른 금통위원들이 일제히 인하를 주장하자 그 역시 인하에 표를 던졌다. 세상 물정 몰랐던 것은 채권시장이 아니라 박 전 총재였다.

반면, 이주열 총재의 변신은 좀 더 발 빠르다. 자신의 임명권자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데 한가하게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되뇌고 다닐 수 없다는 것을 취임 100일 만에 깨달은 듯싶다.

'정책 공조'의 신호등이 켜지기 무섭게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약해졌다"고 토로했다. 덕분에 한은의 전망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이제 기준금리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경제지표보다 통수권자의 지지율을 주목해야 할 듯싶다. 한 한은 관계자는 "외압은 없었다. 하지만 불가항력의 느낌"이라며 알듯 말 듯한 말을 전했다.

어찌 됐건 8월에 기준금리가 내려간다면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채권시장의 학습효과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2 "큰 배는 방향 전환이 빨리 되지 않기 때문에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틀 때 급격히 할 수 없다. 미리 조금씩 움직이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전임 이성태 한은 총재, 2010년 3월 금통위)

만약 시장의 예상대로 8월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이성태 전 총재는 이주열 현 총재를 어떻게 평가할까.

이성태 전 총재의 지론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방향전환을 할 수 있는 작은 배가 아니다. 따라서 급작스런 방향 선회에 대해 '사수'의 좋은 평가가 나오긴 힘들어 보인다.

물론 세월호 참사로 지난 2분기 우리 경제가 '덜컹'하긴 했다. 하지만, '회복국면'이라는 경기 사이클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충격이 왔다고 그때마다 배의 방향을 이리저리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큰 배는 큰 배답게 가야 한다. 항해사가 조급해지면 탑승자는 불안하다.

#3 "(한국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포함한 광범위한 구조개혁을 통해 저성장 함정에서 벗어나는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 (5월 OECD 경제전망 보고서)

"정책 당국은 단기적인 경기 대응책과 함께 우리 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하고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구조개선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6월 한 금통위원)

박근혜정부는 출범 이후 구조개혁을 통해 우리 사회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1년 반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지연되고 있고 몇몇 한계기업들은 국민 혈세를 통해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

자기 손에 피 묻히기 싫어하는 것이야 모든 정부의 속성이지만, 현 정부는 우리 경제 체질 개선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대신 2년도 안 돼 벌써 두 번째 '스테로이드(단기 경기부양책)'를 꺼내 들었다.

통화정책 완화가 자본시장에야 더없는 선물이겠지만, 늘 그렇듯 모든 정책은 비용과 편익이 발생한다. 40대가 20대처럼 못 움직인다고 약물을 남용하면 결과는 뻔하다.

4~5년 주기의 선거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정부를 대신해, 우리 경제의 '장기플랜'을 마련하라고 한은에 독립성을 부여했건만 쉽지 않은가 보다. 자청해서 깃발을 내릴 태세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여론조사] 尹 지지율 3%p 하락한 32.2%…"채상병 특검법 재공방 등 영향"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지난 조사 대비 소폭 하락하며 30%대 초반을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4~25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잘하는 편+매우 잘함)는 지난 조사(35.2%) 대비 3%포인트(p) 하락한 32.2%로 집계됐다. 부정평가(잘못하는 편+매우 못함)는 62.2%→65.3%로 3.1%p 상승하며, 긍·부정 격차는 지난 조사 대비 27.0%p→33.1%p로 격차가 벌어졌다. 성별로 남성은 긍정 29.2%, 부정 69.2%, 여성은 긍정 35.3%, 부정 61.4%다. 연령별로 만18~29세는 긍정 25.2%, 부정 72.3%다. 30대는 긍정 26.8%, 부정 72.2%, 40대는 긍정 18.0%, 부정 80.4%로 가장 낮은 지지율 나타냈다. 50대는 긍정 29.1%, 부정 69.5%, 60대는 긍정 43.5%, 부정 54.3%, 70대 이상은 긍정 54.2%, 부정 39.2%다. 지역별로 서울은 긍정 29.5%, 부정 67.6%, 경기·인천은 긍정 29.5%, 부정 68.7%다. 대전·충청·세종은 긍정 32.8%, 부정 67.2%, 강원·제주는 긍정 36.8%, 부정 60.7%다. 부산·울산·경남은 긍정 35.8%, 부정 63.6%, 대구·경북은 긍정 46.6%, 부정 47.6%다. 광주·전남·전북은 긍정 24.3%, 부정 69.7%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종부세 폐지·상속세율 인하 예고 이후 국정 지지세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청년층과 40대의 취업률 저하 등 체감 민생경제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 공백 장기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발의 발언으로 인한 공방, 소련 해체 후인 1996년에 폐기됐던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사실상 부활한 러시아-북한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로 안보 불안 등이 지지율을 하락하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2.9%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imsh@newspim.com 2024-06-27 06:00
사진
친족간 재산범죄 처벌 가능해진다...‘친족 상도례’ 헌법 불합치 결정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8촌 내 혈족이나 4촌 내 인척·배우자 간 발생한 절도·사기죄 등 재산범죄에 대한 형을 면제하는 '친족상도례' 조항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한 위헌확인 소송 4건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정사 최초 '검사 탄핵' 사건인 안동완 부산지검 검사 탄핵사건을 비롯해 종합부동산세,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에 대한 대체복무역 관련 헌법소원 등의 선고를 앞두고 재판정에 자리해 있다. 2024.05.30 choipix16@newspim.com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 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인 청구인 김모 씨는 삼촌 등을 준사기,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그에게 청구인의 동거 친족으로서 형면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횡령 혐의로 계부를 고소한 또 다른 청구인 김모 씨,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부친을 대리해 업무상횡령 혐의로 부친의 자녀들을 고소한 장모 씨, 어머니 명의 예금을 횡령한 혐의로 동생과 그 배우자를 고소한 청구인 최모 씨도 모두 비슷한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김씨 등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친족상도례는 과거 가정 내부의 문제는 국가형벌권이 간섭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고려와 함께 가정의 평온이 형사처벌로 인해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실질적 유대나 동거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고, 또한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에 대해 동거를 요건으로 적용된다"며 "이처럼 넓은 범위의 친족간 관계를 일반화하기 어려움에도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할 경우, 경우에 따라 형사피해자인 가족 구성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판대상조항은 강도·손괴죄를 제외한 다른 모든 재산범죄에 준용된다"며 "이러한 재산범죄의 불법성이 일반적으로 경미해 피해자가 수인 가능한 범주에 속한다거나 피해의 회복 및 친족간 관계의 복원이 용이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피해자가 독립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무 처리능력이 결여된 경우 심판대상조항을 적용 내지 준용하는 것은 가족과 친족 사회 내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는 구성원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이같은 사정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관으로 하여금 형면제 판결을 선고하도록 획일적으로 규정해, 대부분의 사안에서는 기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형사피해자는 재판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상실하고, 기소가 되더라도 '형의 면제'라는 결론이 정해져 있어 형사피해자의 적절한 형벌권 행사 요구는 실질적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끝으로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일정한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와 관련해 형사처벌의 특례를 인정하는 데 있지 않고, '일률적으로 형면제'를 함에 따라 구체적 사안에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형해화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단순 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면서 그 적용을 중지해 내년 12월 31일까지 개선입법 기한을 뒀다. 개선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조항은 2026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한편 이날 헌재는 형법 제328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내렸다. 형법 제328조 제2항은 '제1항 이외의 친족간에 제32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피해자의 고소를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고,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수사나 기소가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사건 재판절차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견을 진술하는 등 법관에게 적절한 형벌권을 행사해 줄 것을 청구하는 절차적 권리가 제약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은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역사적·문화적 특징 등을 고려해 일정한 친족 사이에서 발생한 재산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고소를 소추조건으로 정해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국가형벌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부연했다. hyun9@newspim.com 2024-06-27 15:4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