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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민정 기자] 프랑스 경제학자인 토머스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론’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피케티 교수는 이 책에서 유럽 주요국, 미국, 일본, 호주 등 20여개국의 순자산과 국민소득에 관한 300년간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 소득 불평등의 심화를 경고하고 부자 증세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우리나라 역시 소득 불평등이 심한 나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34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네 번째로 소득불평등이 심했고, 50년 후에는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토머스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 [출처: talkandpolitics.wordpress.com] |
이에 따라 소득불평등을 해소해 경제성장을 이어가자는 소득주도의 성장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 ‘파이를 키워서 나누자’는 기존의 성장 정책과 달리 ‘파이를 잘 나눠서 다음에 더 큰 파이를 만들자’는 게 이 정책안의 핵심이다.
이상헌 ILO(국제노동기구) 연구조정관은 “결국 소득분배를 개선하고 이로써 하층 내지 중산층의 소득을 높이는 방식이 도덕적, 철학적, 사회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다를 떠나서 그 노력이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이라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동소득분배율이 떨어지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조정관은 “노동소득분배율이 떨어지면 소비는 바로 줄어들지만 기업비용이 줄어도 투자는 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하위와 최상위간 격차가 심하다”면서 “소득주도 성장론의 정책 포인트는 이 격차를 조금씩 줄여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수부양을 위해선 가계의 소득이 늘어야 한다는 점에서 소득양극화 해소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는 피케티의 이론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소득양극화 해소에 대한 주문이 많았다. 뉴스핌이 지난 4~7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상자 14명의 경제전문가들이 복수선택한 결과 ‘일자리 창출’(8표) 다음으로 ‘소득양극화 해소’(6표)가 많은 표를 얻었다.
최경환 부총리는 의원 시절 피케티의 이론이 국제적으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산수익률이 국민총소득 증가율보다 커지면 부가 자산가에게 집중된다는 피케티의 주장은 이론적 측면에서는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18세기 이후 20여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경제성장률보다 자본수익률이 높았고 이에 따라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피케티의 실증분석결과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도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득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했다. 최 후보자는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 정도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악화돼 오다가 최근 들어 일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지표상의 개선여부를 떠나서 이러한 불평등 문제가 사회통합과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자세 도입을 주장한다. 뉴스핌의 설문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6명의 경제전문가들은 ‘양극화 완화를 위해 부자세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기타’ 의견을 선택한 2명의 응답자도 ‘소득세·사회보험료·법인세’의 인상과 ‘부자감세 정상화’를 언급해 유사한 의견을 표시했다.
그러나 최경환식 소득양극화 해법은 증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는 증세와 관련해 “직접적인 증세, 세율인상이나 세목신설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다만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향후 경제정책을 가처분소득 증대에 방점을 두겠다”면서 “지금까지 소위 보수 정당에서 추진해온 정책적 변화를 제가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앞서 소득불평등 해소 방안에 대해 “일자리 창출을 통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한편, 가계소득 확충 및 가계부담 경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최근 도입된 기초연금제도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을 통해 저소득층에대한 지원과 노인 등 취약계층의 빈곤 문제 해소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