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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예찬] 쥐잡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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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가버린 시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다
- 어렵고 가난했던 날들의 풍경 2

60년대의 위생 상태는 불결하였다. 오래된 목조건물에는 빈대들이 도사리고 있다가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피를 빨아먹었고, 사람들이 청결을 유지하지 않으면 몸과 머리털에 이가 득시글거렸다. 가끔씩 학교에서 이 박멸제인 DDT를 공급해 주었다. 또 분기별로 한 번씩 회충약도 지급하였다. 쥐잡기운동도 한창이었다.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길렀고 쥐가 자주 오갈만한 곳에는 쥐 잡이 틀을 설치하거나 쥐약을 놓아두었다. 그리고 쥐를 몇 마리나 잡았는지 확인받기 위해 쥐꼬리를 잘라다가 학교에 제출하였다.

목욕탕 풍경. 휴일이면 목욕탕은 언제나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목욕탕에 가면 선생님도 만나게 되고 평소 근엄하게만 느껴지던 이웃집 어르신도 서로 등을 밀어주는 사이로 변하게 된다. 제때 물을 갈지 않아 욕탕에 때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 때문에 기분이 찜찜한 적이 많지만 그러면서도 다음 주 여전히 그 목욕탕을 다시 찾지 않을 수 없었다. 덕분에 때밀이 영업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 신종 유망 직업으로까지 부상했다. 때밀이 영업을 하려면 권리금으로 웃돈을 얹어 주어야 한다는 소문도 들렸다.

60년대 중반부터는 라디오 보급이 확산되었다. 그러나 잡음이 찍찍대었다. 그 방송이라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 위안이 되었다. ‘한밤의 음악편지’를 들으며 낭만에 젖어들거나 꿈을 키워 나갔다. 얼마 후 전축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축의 성능이 별로인데다 레코드판도 해적판 LP앨범이어서 음악을 듣는 중간에 판이 통통 튀거나 찍찍거리며 잡음이 많았다. 그래도 전축은 젊은이들에게 보물과 같은 존재였으며 전축을 지닌 친구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별다른 여흥과 오락의 대상이 없었기에 가장 인기 있는 소일거리는 영화 관람이었다. 특히 설날, 추석 등 명절이나 연휴 때면 극장 앞은 영화를 보러온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암표장수까지 등장해 극성을 부리기도 했다. 이후 흑백TV가 등장하였다. 그때까지 TV를 가진 집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다방에서는 TV를 설치해 두고서 손님들을 끌어 모았다. TV의 등장으로 서커스단이 사라지게 되었고, 영화관의 영업이 심한 타격을 받게 되었다.

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차가 운행되었다. 그러다 버스의 보급이 점차 확대 되면서 부터 전차가 사라졌다. 버스는 콩나물시루 그 자체였다. 아침에 학교에 등교할 때, 버스 안에서 이리 밀리고 저리 차이면서 정신없이 시달리다보면 수업을 받을 기분이 영 아니었다. 때로는 교복단추가 떨어져 나갔다. 책가방 속의 도시락에서 국물이 쏟아져 책과 교복에 배어 쿰쿰한 냄새가 날 때도 있었다.

70년대 초반부터 청바지가 젊은이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점차 기성세대들에게도 확산되어 갔다. 그러는 사이 청바지는 어느새 남녀노소를 불문하는 대중의 옷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여성들의 옷차림은 월남치마를 거쳐 판탈롱바지 그리고 미니스커트로 변모해 갔다.

장발차림이 유행하였는데, 시대상황에 대한 저항의 성격도 있었다. 당시만 해도 이발소와 미장원 간에는 엄격한 구별이 있었다. 남자는 머리를 깎을 때 반드시 이발소를 이용했다. 장발풍조로 이발소 영업이 잘 되지를 않자 퇴폐이발소가 등장하여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금의 중년들은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어 냈다. 후손들에게는 절대 이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 아래 몸 바쳐 일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해내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해 낸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이 지나간 어렵고도 아픈 세월들을 좋은 추억으로 가슴에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다.

*저자 이철환 프로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빙위원
-현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재직)

*저서-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14일간의 경제여행, 14일간의 (글로벌)금융여행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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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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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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