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투자유치에도 성장 안돼…"하반기부터 성장률 높아질 것"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남미의 '모범생'으로 알려진 멕시코 경제가 올해 상반기 잇단 외국인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도 성장률과 수익률은 낮은 기이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해부터 자동차 관련 대형 투자 프로젝트가 여러 건 성사되는 등 해외 자동차 업체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3일(현지시각) 독일 자동차업체 BMW는 멕시코 북쪽 산루이스포토시에 10억달러(약 1조85억원) 규모의 자동차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다임러와 르노닛산은 지난달 멕시코에 14억달러를 투입, 메르세데스-벤츠와 인피니티를 만들 수 있는 합작 생산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해 폴크스바겐과 아우디는 멕시코에 13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결정했다. 한국 기아차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에 공장을 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호재가 잇따르면서도 멕시코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세계은행은 올해 멕시코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멕시코 재무부는 3.9%에서 2.7%로 낮춰 잡았고, 멕시코 중앙은행도 3~4%에서 2.3~3.3%로 내렸다.
주가수익률도 다른 신흥국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멕시코 볼사(Bolsa) 지수(IPC)는 연초 후 2.60%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반면 인도(23.31%), 인도네시아(16.14%), 태국(17.44%), 대만(11.00%) 증시는 두 자릿 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는 멕시코 경제의 활력이 낮은 원인을 내수 위주의 산업구조와 낮은 임금상승률에서 찾았다.
NICE 신용평가사 송기종 연구위원은 "멕시코 경제는 수출보다 내수 산업의 비중이 더 크다"며 "무역수지 흑자가 유지되고 있지만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수출기업의 비중이 낮아 주가에 큰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멕시코는 임금상승률이 낮아서 소비가 크게 활성화되지 않는다"며 "이 또한 멕시코 경제의 성장성이 크지 않은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자신의 링크드인에 멕시코 경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글을 실었다. [출처: 래리 핑크 CEO의 링크드인] |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자신의 링크드인에 멕시코 경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글을 실었다.
그는 "멕시코는 미국과 지리적으로 근접한 데다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통화가치도 안정적"이라며 "멕시코 정부도 장기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과감한 개혁을 실시할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카피스트리안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멕시코 정부가 지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난 1~4월 정부지출은 전년 동기대비 13% 증가했다"며 "하반기부터는 멕시코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멕시코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서 주가도 따라 오를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3일(현지시각) 글로벌포스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멕시코 성장률 전망치를 3.87%로 유지했고, 2016년 전망치는 4.06%에서 4.1%로 상향 조정했다.
송기종 연구위원은 "멕시코는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과열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도 다른 신흥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서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회복되면서 주가 수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