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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이건호 제재심1R... 당국 "중징계 자신"

기사입력 : 2014년06월27일 11:31

최종수정 : 2014년06월27일 13:34

17명 소명, 제재심위원 "진술만 듣고 논박 없어"

[뉴스핌=노희준 기자]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은 도쿄지점 부당대출 및 비자금조성 의혹과 관련해서 단 한 마디의 진술도 하지 못 했다.

또한 KB금융지주 건이든 국민은행 건이든 이를 두고 제재심위 위원간의 격론이나 공방도 전혀 없었다.

시간상 이날 제재심에서 다뤄진 안건이 일부인 데다 그 사안 역시 당사자 진술 단계에 그쳐, 당사자에 대한 질의응답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KB지주와 국민은행 안건과 관련해 전날 제재심에 실제 들어가 소명한 사람은(변호인단, 참관인 등 제외) 모두 17명이다.

KB지주에서는 임영록 회장과 김재열 전무(CIO), IT부장 및 팀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모두 주 전산기교체와 관련해서다. 정민규 지주 준법감시인 등은 참관인으로 들어갔다.

임 회장은 이날 5시10분께 나머지 3명의 관련자와 함께 출석해 약40~50분가량 자신의 의혹에 대해 소명한 것으로 KB지주측은 파악했다. 나머지 징계 대상자까지 합하면 총 1시30분~2시간가량의 소명 시간이 사용됐다.

국민은행에서는 모두 13명이 제재심에 참석했다. 은행신용정보 카드사 이관과 관련해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이 유일하게 나왔고, 나머지 12명은 모두 전산시스템 교체 갈등 대상자다. 

이 행장를 비롯 정병기 상임감사, 김중웅 이사회 의장과 오갑수 감사위원장, 조인호 사외이사 등 사외이사 3명과 박지우 부행장, 조근철 IT본부 상무, 정윤식 전략본부 상무, 관련 부서 부장 등 총 12명이 현장 소명에 나섰다.

조 이사는 이사회 산하 리스크관리위와 평가보상위 소속인데, 서울대 법대를 나와 미국 워싱턴대학 로스쿨 법학 박사를 받고 현 덕성여대 법학과 교수를 맡고 있는 점이 참석 배경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에 대한 심의는 오후 7시30분께 시작됐는데 이 행장은 8시30분께 소명을 끝내고 기자들과 만나 "소명 자체가 오늘 다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제재심은 오후 9시25분께 끝났는데, 나머지 시간은 여타 국민은행 관련 12명에 할애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은행 관련해서는 두 사안만 다루다 보니 도쿄지점 부당대출건이나 국민주택채권 횡령건 등은 검사국 보고도 못 하면서 관련 대상자들은 말 한 마디도 못 하고 대기만 하다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제재심에서 임 회장과 이 행장의 현장 진술에는 새로운 것이 없었다.

한 제재심위 위원은 "지난 19일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에 자기 말을 섞어하는 수준으로 새로운 것은 없었다"며 "얼마나 준비를 해서 의견서를 제출했겠느냐"고 되물었다. 할 말은 이미 문서에 다 들어있다는 것이다.

KB지주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의 소명과 관련, "어차피 소명 자료를 제출했으니 너무 길게 하면 외려 첨언이 되고 변명이 될 수 있어 인정할 것은 하고 깨끗하게 가려 하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렇게 징계 대상자 진술조차 모두 끝내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면서 이날 제재심에서는 사안들에 대한 위원들간의 논박이나 공방도 없었다.

또다른 제재심위 위원은 "워낙 (안건이) 많으니까 일단 의견 진술을 듣고 다시 질문하는 것으로 진행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전체를 (먼저)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제제심위 위원 사이의 논박 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상자 진술을 들으면서 위원들이 한두 마디 진술이나 의사진행 발언을 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질의응답은 하지 못 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제재심이 연기되자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중징계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워낙 진술한 사람이 많다 보니까 연기한 것 뿐"이라며 "(소명에 대해서도) 다 분석했고, 거기에 대해 반박논리를 다 만들었다. 확실한 걸 잡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또다른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연기와 감경은) 관계없다"면서도 "(제제심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겠느냐, 제재심이 끝나봐야 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일단 진술할 사람이 많다는 것 자체가 보낸 제재수준에 대해 받는 사람 입장에서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는 거"라며 "억울하다는 것은 내용과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것이고 서로 근거를 갖고 대응하는 것이니까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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