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달러 오를 때 성장률 0.2%포인트 후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라크에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에 국제 유가가 상승 압박을 받는 가운데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경우 글로벌 경제가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13달러까지 뛴 만큼 유가 상승을 진정시키지 않을 경우 커다란 리스크를 맞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사진:AP/뉴시스) |
18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최근 이라크 사태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지난 40년에 걸쳐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 특정 한계 수위를 넘었을 때 글로벌 경제가 크게 둔화되는 상황이 되풀이됐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가량 후퇴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은행이 2014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 조정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내리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꺾이는 가운데 국제 유가가 급등, 이코노미스트의 경계감을 높이는 상황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제솝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가 특정 수위를 넘어설 경우 글로벌 경제가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특히 유가 상승이 수요 증가가 아니라 공급 위축에 따른 것일 경우 충격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VTB 캐피탈의 닐 맥키넌 전략가는 “중국과 일본을 포함해 원유 수입국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8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을 때 글로벌 경제가 꺾이기 시작했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실물경기가 회복한 데는 2011년 이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밀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이 국제 유가 120달러를 위험 수위로 진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이라크 사태가 악화될 경우 유가 상승이 가파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솝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제가 강하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