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이관 억울 vs.경험 부족...업계 혼란 가중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싼타페 연비조사를 놓고 불거진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의 내홍이 장기화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지난주 양측 조사결과의 차이점을 분석해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명확한 해명이 나오지 않으면서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 연비조사 검증 놓고 '내홍' 심화… 이달내 해결 불투명
산업부와 국토부는 지난해 자동차 연비의 검증에서 싼타페와 코란도스포츠에 대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면서 혼선을 자초했다.
산업부 조사에서는 이들 차량의 실제 연비가 허용 오차범위(5%)를 벗어나지 않았지만, 국토부 조사에는 오차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정됐다.
자동차업계와 소비자들의 혼란이 확산되자 산업부는 연비조사에 차이가 나는 이유를 명확하게 분석해 밝히겠다고 제시했다.
한진현 산업부 2차관은 지난 9일 "조사기관별로 연비 조사결과에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조사결과에 차이가 나는 원인을 분석해 금주 내로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1주일이 넘도록 검증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산업부가 자체 검증결과 연비조사에 차이가 나는 원인을 확인했지만, 국토부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주 산업부가 단독으로 발표하려 했으나 정책혼선을 우려한 기획재정부가 양측의 조율을 권고하면서 다시 늦춰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측의 연비조사에 차이가 나는 원인은 확인됐지만, 아직 (국토부와)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면서 "산업부 단독 발표를 추진했으나 정책혼선이 우려되어 계속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현재 분위기라면 이달 내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명분·실리' 놓고 막판 힘겨루기
연비조사에 대한 검증이 늦어지는 이유는 주무부처인 산업부와 '리콜' 권한을 갖고 있는 국토부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명확한 검증없이 국토부에 업무를 이관할 경우 자칫 산업부가 부실조사를 해 온 것으로 비칠까 우려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부터 연비조사를 해온 국토부는 산업부에 비해 아직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때문에 산업부과 연비조사 업무를 국토부에 이관할 뜻이 있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국토부가 연비조사 업무를 넘겨받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부는 윤상직 장관이 중앙아시아 출장에서 복귀한 이후 업무 이관을 비롯한 종합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비 관리기준 일원화와 업무 이관을 비롯해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하느라 늦어지고 있다"면서 "다음 주에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