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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속살] 동북아 삼국지...'한중일FTA' 꼬이는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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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비적극적인데 이상하게 협상은 진행돼

[뉴스핌=홍승훈 기자] "하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빠질 수도 없다. 하면 손해인데 버리면 더 큰 손실이다."

벌써 몇년째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한국 일본 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얘기다.

지난 11일 한국·캐나다 FTA 협상이 9년만에 타결됨으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4위 경제대국 중 9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됐다. 아직 체결 못한 나라는 중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5개국이다. 이 가운데 중국과 일본은 세계 2~3위이고, 지리적으로도 바로 옆에 있으며 무역규모를 감안해도 진작에 했어야 했다.

한중일FTA에 대한 3국의 공동연구 결과 한중일FTA가 체결될 경우 한국은 무역규모가 10% 가량 늘고 성장률도 5.1%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은 무역 12%에 성장률 1.5% 증가, 일본은 무역 5.2%에 성장률 1.2% 증가가 각각 예상됐다. 2012년 총생산을 기준으로 한중일FTA가 체결되면 NAFTA, EU에 이어 15조달러를 웃도는 세계 3위 거대시장이 형성된다.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아세안(ASEAN), 지중해연합, 남미국가연합 등 인접지역이나 대륙내 경제블록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한중일 세 나라의 경제블록화만 유독 요원하다. 통상 관계자들의 표현을 빌리면 세 나라 모두 비적극적인데 이상하게 협상이 진행되는 '희안한 FTA'가 한중일FTA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지난 4일 서울서 열린 한중일FTA 개막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중일 3국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서울에서 제4차 FTA협상을 벌였다. 양허방식, 협상 진행 프로세스 등 모델리티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역시나 없었다. 과거 몇차례 협상처럼 논의만 하다 마무리됐다. 참석했던 정부측 통상실무자들에 따르면 향후 협상 진전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성장을 위해 한중일 정부가 애쓰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이라도 FTA가 체결돼야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꼬이는 것일까.   

과거 이를 추진했던 외교부와 현재 통상정책을 주도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의 상황판단을 들어보니 이유가 있었다. 세 나라 입장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FTA에 적극적이다. 중국의 거대 내수시장이 워낙 먹음직스럽기 때문이다. 협상도 1단계를 넘어 2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로선 일본까지 포함되는 한중일FTA로 물타기 할 필요가 없다. 자칫 중국시장을 일본과 나눠먹는 모양새로 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반면 일본과의 FTA는 우리로선 부담이다. 한일 양국간 FTA를 8년간 지체하며 버티는 것도 한중일FTA를 통해 일본에 시장을 내줄 경우 우리 제조업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과는 제로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고 있어 FTA가 된다해도 추가적으로 먹을 것도 별로 없다. 지난해 말 관심표명을 선언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통해서도 일본과의 시장개방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지만 한일 FTA는 어찌됐든 미룰수록 좋은 일이다.

결국 이같은 상반된 입장 때문에 지금 한중일FTA에 우리가 적극적일 필요가 없다.

세 나라 가운데 한중일FTA에 대해 그나마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곳은 일본이다. 한중FTA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자칫 드넓은 중국시장을 한국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한일, 중일 관계가 정치 사회적인 측면에서 갈등이 크지만 일본이 적극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한중일FTA를 지렛대로 이용하는 측면이 있다. 우선 일본이 최근 TPP에 적극 나서는 상황에서 일본을 아시아권에 묶어둘 명분이 필요하다. 한중일FTA를 포기할 경우 자칫 일본이 가세한 미국 중심의 TPP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중국으로선 우리와 추진중인 한중FTA를 유리하게 끌고가는 방편의 하나로 한중일FTA를 활용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예컨대 한중FTA에서 난항을 겪는 농수산물 시장개방 이슈는 중국과 일본이 한중일FTA를 통해 한국을 밀어부치면 한국의 입지가 좁아들 수밖에 없다. 3국 중 중국과 일본은 합의했는데 왜 한국만 반대를 하느냐 등 힘의 논리로 밀어부치는 식이다.

그렇다고 우리 역시 한중일FTA를 버릴 수는 없다. 우리가 빠지고 중국과 일본 양국이 FTA를 진행하는 것이 우리로선 두렵다.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가하는 RCEP(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이 2015년 말경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것도 이유다. 한중일 3국 모두 RCEP 참가국이기 때문에 어차피 발을 뺄 수 없는 구조다.

물론 우리로서도 한중FTA에서 진도가 안 나가는 서비스투자 시장개방, 중국의 규범 개방 등에 대해 한중일FTA 협상을 협상카드로 활용할 여지는 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우리가 죽기 살기로 달려들만한 상황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꺼림직하면서도 우리가 한중일FTA를 놓지 않는 것이 자칫 중일 양국의 데이트를 용인하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차라리 세 나라가 더블데이트를 하는 게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는 방법"이라는 정부 통상관계자의 말이 공감되는 부분이다.

현재로서 최선의 선택은 한중FTA를 먼저 체결하는 것이란 게 정부측 생각이다. 그럴 경우 한중일FTA에도 여유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중FTA 역시 교착상태로 빠져들고 있어 쉽지 않다. 중국의 한국 농수산물 시장개방에 대한 요구가 최근 예상보다 거세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부측 통상 고위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농산물시장을 99% 개방해도 고추 양파 등 농업분야 파장이 적다. 기껏해야 쇠고기 오렌지 정도가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우리와 식습관, 재배작물에 차이가 별로 없다. 우리가 재배하는 건 다 키운다. 민감하지 않은 품목이 없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개방요구가 워낙 거세 협상이 점점 교착상태로 빠져들고 있다"고 전해왔다.

오는 17일부터 닷새간 열리는 제10차 한중FTA 협상. 양국간 양허품목을 둔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한중일FTA와 한중FTA간의 역학구도를 얼마나 어떻게 활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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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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