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사실상 개점휴업, 변동성 앞으로도 저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변동성이 실종된 것은 비단 뉴욕증시만이 아니다. 상품시장과 채권시장 등 월가의 주요 수익원인 자산시장이 일제히 고요하다.
투자은행(IB)의 이익이 이미 위축되기 시작한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생존을 위한 필살기를 동원하는 움직임이다.
(사진:뉴시스) |
1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이달 CBOE 변동성 지수(VIX)는 2007년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금과 원유를 중심으로 상품시장의 내재변동성 역시 연초 이후 가파르게 떨어지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새로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KKM 파이낸셜의 제프 킬버그 트레이더는 “월가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양적완화(QE)를 시행한다는 것이 중론이고, 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앞으로도 저조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션셰어스의 스콧 네이션스 옵션 트레이더는 “최근 한 달 사이 금융시장은 미동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트레이더들이 여름 휴가를 미리 떠나면서 변동성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트레읻의 리처드 일자이스진 상품 브로커는 “트레이더의 밥줄이나 다름없는 변동성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며 “비전통적인 전략을 구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유에 대한 상승 포지션과 동시에 이에 대한 콜옵션을 매도해 변동성이 살아날 때까지 수익을 창출하는 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TJM 인스티튜셔널 서비스의 짐 유리오 트레이더 역시 이 같은 방법으로 마른 수건 짜듯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그는 “특정 자산에 대한 롱 포지션과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이밖에 숏 포지션이 누적된 자산과 이에 대한 풋옵션을 매도하는 기법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해 철저히 기술적인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GRZ 에너지의 앤서니 그리산티 트레이더는 “컴퓨터 시스템은 아무런 감정 없이 단순히 거래량에만 주목한다”며 “현재와 같이 박스권에 갇힌 시장에서는 유효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