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시장이 이라크에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에 강하게 상승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번지면서 유로존에서는 주변국 국채가 하락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bp 가까이 하락한 2.5951%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6bp 가량 떨어진 3.4134%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이 보합에 거래됐고, 5년물 수익률은 2bp 내렸다.
이라크의 내전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군사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졌다.
여기에 2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채 ‘사자’에 힘을 실었다.
미국연방신용조합의 크리스토퍼 설리반 최고투자책임자는 “2분기 미국 경제가 시장의 기대만큼 강한 성장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미국 소매판매 지표는 시장 전문가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 5월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0.3% 증가했다. 이는 4월 증가폭인 0.5%에 못 미치는 수치다.
고용 지표 역시 악화됐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4000건 증가한 31만7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31만건을 넘어서는 수치다.
다만, 4월 기업재고는 0.6% 증가해 6개월래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미츠비시 UFJ 증권의 토마스 로스 트레이더는 “장기물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며 “투자자들이 매수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30년 만기 국채를 3.444%에 발행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3.463%를 웃도는 것이다. 이라크 사태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 심리가 ‘사자’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존 국채시장은 주변국이 약세를 나타냈다.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이 6bp 오른 2.70%를 나타냈고, 이탈리아 10년물도 3bp 상승한 2.82%에 마감했다.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1bp 하락한 1.39%에 거래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를 빌미로 한 위험자산 ‘사자’가 주춤한 데다 이라크 사태에 대한 경계감이 주변국 국채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