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엔 ‘사랑은 비를 타고’란 제목으로 개봉된 진 켈리 감독·주연의 동명 영화(1952년 작)가 원작이다. 1983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은 국내에선 2003년 이후 11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원작이 잘 알려진 작품을 무대로 옮길 때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가장 중요한 건 원작과 같은 내용이 구현되더라도 무대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구구절절 영화 속 레퍼토리를 늘어놓을 뿐인 도입부는 앞으로 펼쳐질 무대의 기대감을 떨어트리는 아쉬움을 남긴다.
극 중 돈 락우드의 조력자이자 감초 역할로 톡톡이 제 몫을 해낸 코스모(육현욱)는 가장 큰 박수를 받을 만하다. 불화의 씨앗이 되는 리나(백주희)의 악랄함은 코믹하면서도 유쾌하게 표현돼, 도리어 극을 유쾌하게 만든다.
극 중 주요 갈등은 순식간에 고조됐다가 이보다 더 빠르게 해결되니, 주인공의 행복을 바라는 관객은 오랫동안 전전긍긍하지 않아 좋다. 유쾌·통쾌한 장면과 경쾌한 탭댄스도 즐거움을 더한다.
한편, 진짜 빗물이 떨어지는 저녁의 거리 풍경은 일탈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끔 한다. 무대 위 장대비는 여타 뮤지컬에서도 간혹 볼 수 있는 장치인데, 우울함과 절망의 상징이 아닌 사랑의 설렘, 자유를 느끼게 하는 비라서 더 반갑다.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은 개막 전부터 엑소 백현이 남자주인공 돈 락우드 역으로 출연한다 알려져 화제에 오른 바 있다. 한류의 중심에 선 엑소의 인기에 힘입어 백현의 뮤지컬 출연에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백현을 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그가 실제 출연하는 무대가 7월8일(오후 8시)과 8일(오후 3시·8시) 양일에 걸쳐 삼 회 공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지난 6월5일 개막한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은 오는 8월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