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상당히 좋은 물건이다. 이번엔 밀어줬다"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지주가 잇단 악재속에서도 LIG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그간 계속돼 왔던 'M&A(인수·합병)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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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본사 |
KB금융은 그간 번번히 대형 M&A에서 고배를 마셨다. 주로 금융권에서 가장 강성으로 알려진 사외이사들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를 두고 NH농협금융지주와 한판 붙었지만, 역시 사외이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당시 사외이사들은 우투증권 이외에 패키지로 딸려오는 아비바생명보험과 저축은행을 '혹'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패키지 인수에 부정적이었다.
비록 우리파이낸셜 인수에 성공했지만, 비은행 부분을 키우는 것이 절박한 KB금융 입장에서는 우투증권이라는 알짜 매물을 놓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어윤대 전 회장 시절에는 ING생명 인수에 전력을 다했지만, 역시 보험산업에 대한 전망과 가격조건을 놓고 사외이사를 설득하지 못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KB금융은 2006년에는 외환은행 인수에도 나섰지만, 끝내 결실을 맺지 못한 바도 있다.
이번 LIG손보 인수전에서도 상황은 좋지 않았다. 잇단 KB금융그룹 내의 금융사고가 터지고 이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징계로 임영록 회장과 KB지주에 중징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KB금융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기관경고'의 중징계를 받더라도 LIG손보 인수가 바로 좌절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지주회사법은 자회사 편입 승인 시 해당 금융관련법상 대주주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는 특례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이 LIG손보 등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경우 사업계획과 재무건전성 등 지주회사법 상 승인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보험업법에 따르면 기관경고를 받으면 보험사 대주주가 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지주법에는 지주법상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으면 개별법상의 대주주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주법상 자회사 편입 요건에는 기관경고 여부가 명시적으로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기관경고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명시적으로 안 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인수전을 적극적으로 진두지휘 한 것으로 알려진 임 회장이 잇단 KB금융의 금융사고와 내부 갈등으로 중징계를 받은 상황이라 LIG손보를 거머쥐는 데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KB금융 한 사외이사는 "인수합병은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사안이고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밀어줬다"며 "상당히 좋은 물건이고 그간 은행 비중을 낮추는 데 실패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