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엄마와 나 그리고 나의 커밍아웃'의 한 장면 [사진=판씨네마] |
5일 국내에 개봉한 프랑스 영화 ‘엄마와 나 그리고 나의 커밍아웃’은 여자아이 같은 성격에 이성을 좋아하는 사내아이 기욤의 정체성 찾기를 그렸다.
기욤 갈리엔의 내레이션을 따라 전개되는 ‘엄마와 나 그리고 나의 커밍아웃’은 소재만 보면 퀴어 영화 같다. 분명 영화는 성정체성을 다루지만, 인물의 혼란과 자조적 느낌은 어디에도 없다. 물론 주인공 기욤은 주위의 조롱을 받지만 자신의 상황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오히려 즐긴다. 덕분에 영화는 시종 코믹하고 밝게 흘러간다.
연출과 주연을 모두 맡은 기욤 갈리엔은 성정체성을 찾는 남성의 이야기를 색다른 시선에서 풀어나간다. 이 작품 속에서 성소수자는 억압과 차별로 고통 받는 피해자로 묘사되지 않는다. 영화 속의 유머코드가 이따금 우리 정서와 다른 방향으로 흐르지만 크게 어색하지는 않다.
영화의 주인공 기욤의 정신적 지주이자 이상향으로 묘사되는 엄마를 눈여겨보자. 중압감 넘치는 풍모로 아들 기욤을 쥐락펴락하는 이 여성에게서 객석은 아마 기욤 갈리엔의 숨은 능력을 찾게 될 테니 말이다. 또 하나, 나름 반전이 영화 말미에 준비돼 있으니 끝까지 지켜볼 것.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