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스 다운'의 메인페이지. 해당 제품은 지난달 15일에 품절됐지만 현재까지 메인 화면에 걸려있다. |
혁신적인 쇼핑 서비스를 외치며 출시한지 불과 1년만에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오클락의 ‘프라이스 다운’은 거의 방치된 상태다.
이미 메인페이지에서는 링크를 쉽게 찾을 수도 없고 지난 4월 이후에는 아예 상품도 등록되지 않고 있다. 현재 ‘프라이스 다운’의 상품은 모두 품절된 상태다. 마지막 낙찰이 있었던 것이 이달 초인 것을 감안하면 보름 이상 휴업상태였던 셈이다.
이에 대한 공지나 안내도 없었다. CJ오쇼핑이 ‘프라이스 다운’ 서비스 오픈 당시 ‘쇼핑과 재미의 경험’, ‘혁신적인 쇼핑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광경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현재 해외 중고 명품 직매입이 중단돼 ‘프라이스 다운’의 운영을 쉬는 중”이라며 “향후 운영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언제쯤 될지는 미정이다”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다운’은 역경매 방식의 쇼핑 서비스다. 제품의 가격이 매일 1%씩 하락하기 때문에 이를 언제 구매할 것인가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경전을 벌이게 된다. 먼저 구매할수록 높은 가격에 사게 되지만 구매를 늦추면 자칫 다른 소비자에게 제품을 빼앗기게 되는 방식이다.
사실 이런 방식의 역경매는 유통업계에 있어 수익이 남는 장사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역경매가 기존 온라인 판매와 차별을 두기 위해서는 가격 할인이 많이 적용돼야 하는데, 결국 역경매의 규모가 커질수록 회사에는 손해가 된다”며 “이 때문에 역경매는 대부분 10개 이내의 소량 상품을 판매하면서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역경매 서비스도 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역경매를 통해 소비자를 유도하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특히 최근 온라인 쇼핑몰의 화두인 ‘모바일 이용자’ 유입에 각별히 신경쓰는 분위기다.
단적으로 옥션의 ‘잭팟7’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만 접속이 가능하고 인터파크의 ‘다이나믹 프라이스’는 모바일 사용자에게 더 유리한 환경이 되게 꾸며져 있다.
CJ오쇼핑과 달리 옥션과 인터파크의 역경매는 현재 소비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중이다. ‘잭팟7’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관련 커뮤니티가 생겼을 정도고 ‘다이나믹 프라이스’는 최근 인터파크 도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그렇다면 유독 CJ오쇼핑의 ‘프라이스 다운’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프라이스 다운’이 1분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경쟁사의 역경매와 달리 하루단위로 가격이 내려가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기 힘들었고 경매 제품도 적어 낙찰이 어려웠다는 이유를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손해를 보면서 파는 역경매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철수 수순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무엇보다 CJ오클락은 소셜커머스를 표방하고 나왔지만 위메프, 티몬, 쿠팡 등에 밀려 전혀 빛을 보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