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긴축 없을 것…경기 조심스런 낙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미 의회 증언을 놓고 월가의 투자가들은 경기 진단과 통화 정책 관련 ‘서프라이즈’가 없었다는 데 의견을 모으는 한편 실물경기의 리스크 요인에 크게 무게를 둔 데 대해 주목했다.
이번 증언에서 연준이 성급하게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의견이다.
(사진:AP/뉴시스) |
옐런 의장은 7일(현지시각) 의회 합동경제위원회에서 실물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시장이나 금융시장의 악화가 회복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당분간 경기부양에 초점을 둔 통화정책과 사상 최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번 증언에서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부진에 대해 연준이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례적인 겨울 혹한과 폭설에 따른 일시적인 경기 위축일 뿐 추세적인 흐름이 아니라는 입장이 증언을 통해 묻어났다는 얘기다.
하지만 월가의 투자가들은 옐런 의장이 주택시장의 후퇴 가능성을 이날 증언에서 두 차례에 걸쳐 강조한 데 관심을 모았다.
옐런 의장은 2011년 이후 회복 기조를 보이기 시작한 주택시장이 연초 이후 실망스러운 동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시장 부진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고용 시장이 강한 회복을 보이고 있지만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판단한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경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옐런 의장이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에 중점을 둔 데 대해 투자자들은 연준이 매파보다 비둘기파에 가까운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옐런 의장이 연준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자산 버블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속내를 내비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1분기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연준의 금리인상이 시장의 예상보다 앞당겨질 여지가 낮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은 현재 속도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4분기 양적완화(QE)가 완전 종료될 것으로 보이며, 첫 금리 인상은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연준의 긴축이 예상밖으로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