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변경 이전부터 시그널 줘 시장 기대 관리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우수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갑작스러운 통화정책의 변경은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3일(현지시간) 이 총재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개최된 제 47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은 견해를 언급했다.
이 총재는 "예전에는 깜짝 (통화정책 변경을) 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소통을 중시한다는 것은 적어도 '깜짝' 이런 것은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 변경 이전부터 계획적으로 시그널을 주면서 시장의 기대를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경제 흐름을 정확히 읽어야하며, 적어도 1년 이상의 경기흐름을 바탕으로 금리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들어 6개월 후에 금리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 2~3달 전에는 시그널을 줘야한다"며 "경기가 생각보다 좋다고 하는 표현도 하나의 시그널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이 이러한 언급을 했을 때에는 예외적인 요인으로 경기 개선이 아니라 흐름상 나타나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기대를 관리하는 일로,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의) 기대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한은의 말을 믿게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말하는대로 행동하는 것이 믿게하는 것이다"라며 "우회전 깜빡이 켜고 좌회전 한다 이런건 최소한 안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우리나라 경기에 대해서는 분명히 거시경제 지표상으로는 회복세가 분명하나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용과 소득이 경제지표의 개선세와 유리되면서 체감경기와 지표경기의 차이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 자신을 '매파'라고 평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올해 성장률을 4%로 간다고 놓고 내년도 이어진다고 보면, 지금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방향 자체는 인하로 보기 어렵지 않겠는가라는 시각으로 시장에서는 이제 금리 인상이라고 보는 것"이라며 "그래서 (나를) 매파라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한 내수 침체의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 몇가지 단순한 데이터는 있으나 좀 더 세밀한 집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백화점, 대형마트, 고속도로 통행료 등 경기 소비와 관련되는 지표들은 있는데, (세월호 관련한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지속될지는 예단할 수없다"며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봐야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