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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CA 대상 확정, 고액자산가 한숨 돌렸다

기사입력 : 2014년05월02일 11:11

최종수정 : 2014년06월01일 17:21

'6월 말 이후' 예금액 늘리면 보고대상서 제외

[뉴스핌=김선엽 기자] #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 L씨(62)는 6월 말 FATCA 시행을 앞두고 국내은행의 기존계좌에 예치해뒀던 예금을 4만달러만 남기고 모두 인출했다. 6월 말 기준으로 5만달러가 넘으면 은행이 자동적으로 자신의 금융계좌 정보를 미국 국세청에 넘기기 때문이다. 반면 6월 말 이후에는 계좌총액이 5만달러가 넘어도 신고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인들의 귀띔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돈을 빼고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29일 금융당국이 해외금융계좌납세협력법(FATCA; Foreign Account Tax Compliance Act) 이행규정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많은 미국 국적의 고액자산가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금융위원회가 예상대로 기존계좌에 대해서는 6월 말 기준으로 5만달러가 넘지 않으면 신고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기준일이 지난 후에는 추가로 입금을 해도 100만달러만 넘지 않으면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여유도 확보했다.

FATCA는 미국이 자국납세자의 해외금융정보 파악을 위해 제정한 법안으로 우리나라는 미국과 지난 3월 '한미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상대방 국가 금융기관의 자국민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FATCA가 아니더라도 원칙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가진 개인들은 외국에 1만달러가 넘는 금융계좌가 있는 경우 미국 재무부에 신고할 의무(FBAR;Report of Foreign Bank & Financial Report)가 있다.

그러나 신고를 하지 않아도 미 세무당국이 해외계좌에 대해 파악할 방법이 그동안 없었기 때문에 신고의무는 유명무실했던 것. 이에 미국은 올해 3월까지 51개국과 FATCA 관련 협정을 체결하고 과세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금융위가 이번에 발표한 이행규정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협동조합 등 일부 소규모 금융기관을 제외하면 모두 보고의무를 지게 됐다.

금융회사는 개설된 금융계좌의 전산기록 등을 검토해 실소유자가 미국인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신규계좌에 대해서는 모두 확인 대상인 반면 기존계좌는 6월 말 기준 5만달러를 초과하는 계좌만 대상이다.

또 6월 말 기준으로 5만달러를 넘지 않는 기존계좌에 대해서는 추후 예금잔액이 늘어나도 100만달러만 넘지 않으면 보고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금융기관 전체 계좌에 대해 합산하는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수개의 은행에 각각 100만달러 미만으로 자금을 예치하면 보고대상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고액자산가들은 어느 정도 이 같은 규정을 예상하고 미리 5만달러 미만의 소액계좌를 여러개 만들어 둔 상태에서 나머지 금액은 수표로 뽑아 들고서 이행규정을 기다리고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권의 한 PB는 "예상한 수준으로 정부 이행규정이 발표됨에 따라 한숨 돌리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가 만든 규정이 아니라 미국 측에서 제시한 이행모델에 우리가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있는 것은 알지만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협정을 통해, 미국은 자국 금융기관에 예치된 한국인 계좌에서 연 10달러의 이자만 발행하면 모두 우리 국세청에 통보하기로 합의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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