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무역, 기업 투자 등 성장률 끌어내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1분기 성장률이 제자리걸음에 그친 데 대해 월가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표정이다.
지표가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향후 전망까지 어두운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2분기 이후 성장 회복에 대해 여전히 강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이번 1분기 성장률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수출과 주택시장이 경기 회복에 힘을 보태지 못했고, 기업 투자 역시 한풀 꺾였다는 점이다.
1분기 미국 순 무역은 GDP 성장률을 0.83%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7.6% 감소, 2009년 말 경기 침체가 종료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되면서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하반기 무역 증가가 경기 회복에 크게 힘을 실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무역은 GDP 성장률에 각각 0.14%포인트와 0.99%포인트 기여했다.
주택시장 역시 1분기 GDP를 끌어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주거용 부동산 투자가 1분기 GDP를 0.18%포인트 깎아 내렸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해 GDP를 0.33%포인트 끌어올린 것과 상반된 움직임이다.
기업 투자 역시 1분기 성장의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다. 지표에 따르면 기업의 비거주 고정 투자가 2.1% 감소했다.
기업 고정 투자는 2012년 7.3% 급증한 뒤 지난해 2.7%로 증가폭이 크게 꺾인 데 이어 올해 1분기 감소세로 돌아선 셈이다.
지난해 미국 경기 회복을 이끌었던 핵심 엔진이 작동을 멈추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 표정이다.
RDQ 이코노믹스의 콘래드 디쿼드로스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성장률 지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주택 경기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며, 기업의 설비 투자 역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엣지 스트래티지의 애널리사 피아자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1분기 GDP 수치가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 가운데 일정 부분은 겨울철 혹한에 따른 것이 분명하다”며 “2분기 이후 경기 향방에 반전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이번 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TD증권의 밀란 뮬레인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성장 부진에도 연간 성장률이 3.0%에 이를 것으로 예사하고 있다”며 “연준은 부양책 축소를 현재 속도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