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로 해외 재보험 출재도 어려워 질 듯
[뉴스핌=최주은 기자] 제주행 여객선 세월호 침몰이 피해자는 물론 전 국민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주고 있는 가운데, 선박사고가 늘어나며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이 가입하고 있는 선박보험의 재보험 손해율이 전년보다 47%p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번 사고로 앞으로 선박보험 해외 출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우선, 이번 사고는 세월호 선체가 완전히 침몰함에 따라 보험 인수사는 과실여부를 따져 전손처리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고가 인재(人災)라는 논란이 일면서 보험금 지급 여부는 불투명하다.
◆ 세월호 보험 인수사, 재보험으로 리스크 분산
통상 해상사고가 발생하면 큰 재해로 이어진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24일 낮까지 사망자와 실종자가 300여명이 넘을 정도로 대형사고로 남을 전망이다.
이렇게 해상사고가 큰 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선주들은 선박보험에 가입한다. 또 선박보험을 판매한 손보사는 리스크 분산을 위해 재보험에 출재한다. 재보험사는 원수사의 보험을 인수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한다. 재보험사 역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재보험에 가입하기도 한다.
세월호는 손보사와 한국해운조합을 통해 114억원의 선체보험에 가입돼 있다. 메리츠화재가 68.4% 비율인 78억원을, 한국해운조합이 31.6%에 해당하는 36억원을 인수했다. 메리츠화재는 78억원 중 47억원을 코리안리에 출재하고 30억원을 보유했다. 보유분 중 일부를 해외 재보험에 출재해 결과적으로 메리츠화재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금 지급 규모는 10억원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재보험에 가입한다”며 “손보사의 경우 비례재보험에 가입해 위험을 분산하고 또 최고한도액을 설정해 지급보험금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 선박보험 손해율, 손보사 보다 재보험사가 높아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선박보험 시장에서 상당수 손보사들이 재보험에 가입한다. 최근 손보사의 손해율은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재보험사 손해율은 수치가 나빠지는 추세다.
손해율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된 보험금 비율을 말한다.
최근 홍수, 지진 등의 재해로 큰 손실을 경험했던 손보사들은 학습효과로 재보험 가입으로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더군다나 해상사고는 규모가 크고 대재해가 예측된다는 측면에서 보험사들의 분산 출재 경향이 강하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의 선박보험 손해율은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72.0%, 2012회계연도 76.8%,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 53.3%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지급된 보험금(지급되지 않은 준비금 포함)은 각각 2277억7000만원, 2536억983만원, 1311억1728만원으로 안정화 되는 추세다.
반면, 재보험사의 선박보험 손해율은 대형 선박사고로 지급 보험금이 늘어나면서 2011회계연도 76%, 2012회계연도 61%,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108%이며, 지급 보험금은 각각 1341억8500만원, 1177억400만원, 1278억87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특히 악화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추세적으로 재보험사의 선박보험 손해율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손보사들은 재보험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통상 원수시장 손해율과 재보험시장의 손해율 차이는 크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해상보험의 경우 보험료 규모와 (사고에 따른) 변동성이 커 큰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손해율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세월호 사고로 국내 물건의 인수거절이나 보험료가 올라가는 등 해외 출재가 다소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해외 재보험사는 국내 물건에 대한 언더라이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인수 심사를 꼼꼼하게 하면 가입이 거절되거나 보험료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