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정부의 더딘 구조 작업, 승객 버리고 탈출한 선장 문제"
[뉴스핌=김동호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한국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두고 국제 사회의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BBC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승객들을 두고 먼저 탈출한 선장과 미흡한 구조 작업을 펼친 한국 정부의 안이함을 비판했다.
20일(현지시각) 영국 BBC방송은 한국 정부의 구조 작업이 여전히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가족들에겐 고통스런 시간이라고 지적하며 세월호 사고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BBC는 해당 보도에서 '느리다'라는 단어를 거듭 강조하며 한국 정부의 구조 작업이 너무나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사흘이 넘어서야 잠수부들이 선체 안으로 진입해서 다수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여전히 많은 수의 탑승자들이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한 수십 명의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기 위해 길을 나섰으나 이를 경찰이 막아섰으며, 경찰 차단선을 뚫고자 하는 가족들의 시도에서 슬픔과 분노, 그리고 절망의 감정들이 느껴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지난 19일자 보도에서 세월호 선장의 탈출에 대해 신랄하게 비난했다. 뉴욕타임즈는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이후 선장은 배와 운명을 같이 한다는 것이 관념처럼 자리 잡았지만, 2012년 이탈리아 유람선 코스타 콩코디아의 선장과 2014년 한국의 세월호 선장이 침몰하는 배에서 첫 번째로 도망치면서 자랑스런 전통이 깨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먼저 탈출한 두 선장은 공포에 질린 승객들의 목숨보다 자신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행동했다"면서 "세계 해군과 해운업계는 세월호 선장의 배 포기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또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진단하며, 사고 처리 과정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는 한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역시 최근 사설을 통해 한국의 해상안전 실태와 사고 대응이 뒤떨어졌다고 평가하며, 한국의 생활수준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선진국이 되기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월호 침몰과 함께 실종된 승객 가운데 중국인이 4명이나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선 애도의 물결과 함께 승객보다 먼저 탈출한 선장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