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견제가 1차 목적"
[뉴스핌=윤지혜 기자] 미국 재무부가 최근 환율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의 개입자제를 촉구한 것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견제가 1차적인 목적이라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한 '국제경제와 외환정책에 대한 반기 보고서'에서 "최근의 위안화 약세 흐름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중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과 기축통화 싸움을 하려는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에 경쟁상대로 볼 수 밖에 없다"며 "금융시장 개방을 앞두고 위안화의 변동성 확대 시 달러에 대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의식하고 강도 높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블룸버그도 "이번 보고서는 미 경제의 성장과 해외판매 증가를 위해 중국 같은 경상흑자가 큰 나라를 타깃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비앙코 리서치 대표인 짐 비앙코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달러화가 위안화 대비 약세가 되는 것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강화되고 수입 물가는 올라 중국의 외국제품 수요가 줄어드는데 미국이 이를 염려하며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보형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급격한 약세를 비판하려면 30%이상 절하한 엔화에 대해 언급하는게 맞는데 일본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잘한다고 평가했다"며 "올해 들어 위안화는 달러 대비 2.5% 하락한 점을 미뤄 보면 환율 무역이나 수출경쟁력 등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숨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
반면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선 원론적인 언급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 높다. 특히 "한국 외환당국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입을 제한해야하며, 환시 개입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은 지난해 10월 31일 발표된 보고서와 큰 차이가 없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한국의 경우) 지난해 10월에 발표된 환율 보고서와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면서 "외환시장에서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박유나 연구원도 "오히려 한국의 외환당국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 보고서보다 한 톤 누그러진 것 같다"며 "올해 2월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이 인위적인 개입을 자제하는 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3대 전략 중 하나인 '내수와 수출이 균형잡힌 경제'를 달성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서비스분야를 포함해 비 교역부분에 대한 자원의 재배분을 자극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 서비스산업 등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큰 그림이 미국이 원하는 방향과 부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