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물가 연동 ETF로 19개월만에 자금 순유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가 연이어 나온 가운데 투자자금 동향에서 물가 상승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사진:AP/뉴시스) |
1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생활물가와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이 19개월래 처음으로 순유입됐다.
업계에 따르면 3월 들어 물가 연계 채권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12개 대표 ETF로 약 4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는 지난 201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겨울철 혹한으로 인해 연초 발표된 경제지표가 일제히 부진했지만 내수 경기가 물가를 끌어올릴 만큼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치가 2%를 상회,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2월 고용지표에서 미국 평균 임금이 시장 전문가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른 데다 단기 실업률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상 기준으로 인플레이션 2%를 제시하고 있어 연준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투자자들 사이에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연준의 목표치를 밑돌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물가연동채권(TIPS)이 9% 이상 손실을 기록, 1997년 도입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연초 이후 TIPS는 2.7%의 수익률을 기록, 뚜렷한 반전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 향방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급반전을 이루고 있다. 이는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에 커다란 판도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폰드 글로벌 인플레이션 리서치 헤드는 “물가 상승이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며 “고용이 개선되는 동시에 임금이 시장의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인플레이션 압박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콜롬비아 매니지먼트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잭 팬들 전략가는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지나치게 느긋하다”며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물가 상승 압박이 높아지는 한편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역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시간당 평균 임금은 0.4% 상승한 24.31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