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초라한 외모, 어눌한 말투의 휴대폰 판매원 폴 포츠(제임스 코든)은 어려서부터 따돌림과 차별, 성적 학대를 당하며 늘 외로움 속에서 살았다. 그런 그에게 노래와 음악은 언제나 유일한 희망이자 구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베니스 음악학교에 합격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만끽하게 된 폴 포츠는 자신의 우상인 전설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만나는 일생일대 최고의 기회도 맞본다. 하지만 시련은 쉽게 그를 떠나지 않는다.
그러나 숱한 절망과 좌절 속에도 폴 포츠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마침내 우연히 출연한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서 우승한다. 하나의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단 한 번의 기회를 통해 마침내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가 된다.
영화는 영국의 평범한 휴대폰 판매원 폴 포츠가 전 세계인이 사랑한 오페라 스타가 되기까지,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무게중심 삼아 이야기다 펼쳐진다. 풀어낸다면 얼마든지 길어질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욕심 없이 필요한 부분만 넣었다는 점이 영화의 미덕이다. (물론 생략된 부분 중 오디션 장면이 포함된다는 점은 아쉽지만) 확실히 덜어냄으로써 폴 포츠의 인생을 조금 더 진심으로 감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눈물짓게 하는 부분보다 웃음 짓게 하는 재미난 장면들이 여기저기 많이 배치돼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람들이 웃을 때 보다 감정전달력이 높아진다”고 생각한 폴 포츠의 바람대로 흘러가다 보니 영화는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를 풍긴다. 물론 다행히 이 웃음은 영화 끝까지 관객을 이끄는 힘을 발휘한다.
폴 포츠 역을 맡은 제임스 코든의 섬세한 연기는 영화의 부피감을 더한다. 그는 폴 포츠의 드라마틱한 삶 속 모든 감정을 충실하게 담아낸다. 손에 땀을 쥐는 극적인 장면이 딱히 없음에도 폴 포츠의 삶이 생생하게 와 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의 이야기를 담았으니 스크린에서 울러 퍼지는 폴 포츠의 목소리를 듣는 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다. 폴 포츠의 실제 가창곡으로 삽입된 La Donna Mobile(여자의 마음), Che Gelida Manina(그대의 찬 손), Vesti La Giubba(옷을 입어라), O Soave Fanciulla(오 아름다운 아가씨), Ich Liebe Dich(난 널 사랑해), Farewell To Earth(지구여 잘 있어라), Nessun Dorma(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은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며 감동을 배가시킨다.
‘원챈스’는 폴 포츠의 삶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며 메마른 정서에 잔잔한 감동을 스며들게 하는 작품이다. 관객은 꿈을 위해 나아갈 자신감을 얻게 되고, 누구든지 노력하면 충분히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얻게 된다. 동시에 영화는 스스로에 대해 폭넓게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1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