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브리핑·발표자 바뀌는 과정 석연치 않아
[뉴스핌=김연순 기자] 지난 1월(22일) 발표된 금융회사 고객정보유출 재발방지대책에 이어 정부 차원의 정보보호TF(태스크포스)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28일 발표될 예정이었던 종합대책이 연기되는 등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 동안 발표(사전브리핑, 사후브리핑)시기, 발표자 등이 다섯차례나 바뀌는 등 종합대책 발표를 둘러싼 부처간 불협화음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3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당초 예정돼 있던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 관련 (정부부처) 합동브리핑 및 (금융위원회) 사후브리핑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계부처 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연기됐다"면서 "3월 중순 경에 발표 일정이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는 사상 최대 개인정보유출 사태가 터진 이후 지난 1월 17일 금융회사의 개인정보 유출 재발 방지와 제도개선을 위한 TF를 본격 가동했다.
TF는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을 팀장으로 안전행정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기관과 금감원, 은행연합회, 금용결제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유관기관 및 ITㆍ개인정보보호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됐다.
TF에선 제도 개선, 내부통제·IT, 전 금융회사 점검·분석의 3개 주제로 나눠 실무작업반을 운용해 2월 말까지 세부 방안을 마련해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후속 조치인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에 대해 관련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
하지만 몇 차례의 혼선 끝에 개인정보보보호 종합대책은 결국 3월 중순 경으로 전격 연기됐다.
금융위는 지난달 21일 처음으로 개인정보보보호 종합대책 발표 일정을 공지한 후 2시간 만에 사전브리핑 발표자를 국장에서 부위원장으로 급수정됐다. 그리고 사흘 후인 24일에는 사전 브리핑이 없이 다음달 3일 오전 정찬우 부위원장 브리핑으로 변경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다시 사흘 후인 27일에는 3일 오전 부위원장으로 예정돼 있던 브리핑이 현오석 경제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3일 오전 합동브리핑으로 수정됐다. 아울러 28일 오후 담당 국장의 사전브리핑도 함께 예고했다.
그러나 사전브리핑 당일인 28일 오전 브리핑은 전격 취소됐다. 동시에 당초 개인정보보보호 종합대책이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으로 이름을 바꾼 채 3일 오전 예정됐던 합동브리핑 및 사후브리핑도 관계부처 협의 미종료라는 이유로 연기됐다고 공지했다.
정보 유출 관련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한 이후 일주일 사이에 무려 다섯차례나 일정 및 발표자가 바뀐 셈이다. 사전브리핑 발표자가 최초 국장에서 부위원장으로, 다시 국장으로 바뀌고 결국 사전브리핑이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참석하는 합동브리핑 이후 사후브리핑으로 변경되는 등 혼선을 거듭했다.
특히 27~28일에는 현 부총리 참석과 관련해 출입기자들에게 '중요'라는 표시를 붙이는 등 매우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선 관계부처간 추가 협의가 필요해 불가피하게 일정이 변경됐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정보유출 관련 실언으로 물의를 빚은 현 부총리가 브리핑을 직접 챙기고자 하는 과정에서 부처간 혼선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일정도 연기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나왔다.
실제 발표 전날 갑작스럽게 현 부총리가 관계부처 합동브리핑 참석자로 포함됐고, 금융위 차원의 사전브리핑은 합동브리핑 이후 사후브리핑으로 변경됐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부처 간에 좀 더 추가적으로 협의해서 대책을 제대로 내놓겠다는 뜻"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