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스포츠 일반

[스타톡] '만신' 박찬경 감독 "작두타는 기분인데요"

기사입력 : 2014년03월03일 08:40

최종수정 : 2014년05월29일 11:08

 

'만신'으로 상업영화 데뷔하는 박찬경 감독
무속신앙에 거리 두는 세태 오히려 이상해
"형 박찬욱 감독은 좋은 그늘이자 동반자"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영화가 시작됐는데 스태프들이 프레임 속에 남아 함께 고사를 지낸다. 기묘하고 특이한 시작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시작에 불과하다. 러닝타임(104분) 동안 영화는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현대국악과 무가, 애니메이션과 인터뷰 자료, 그리고 재연까지 오간다. 조잡스럽지 않고 담백하게.

박찬경(49) 감독이 중요무형문화재인 만신(무당을 높여 부르는 말) 김금화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만신’을 들고 관객을 찾았다. 지금까지 영화 8편을 만들었지만, 장편영화 정식 스크린 데뷔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유수의 영화제에도 초청받았던 프로 박찬경은 지금 세상 그 누구보다도 떨리는 마음이다. 영화 개봉을 며칠 앞두고 마주한 그의 얼굴은 여느 입봉 감독처럼 잔뜩 상기돼 있었다. 

“작두를 타는 기분이죠(웃음). 우리가 흔히 극장에서 보는 영화와 많이 다르니까요. 무속 신앙을 다뤘다는 점이나 다큐와 드라마를 섞었다는 점이 그렇죠. 물론 그래서 예측 불가능하지만, 옳은 선택이었다 싶어요. 굳이 생존해 계신 분의 삶을 다루는데 전체를 극화할 이유도 없고, 영화라는 재밌는 언어가 있는데 그걸 버려가면서 작업할 이유도 없었죠. 저한테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영화예요.”

박찬경 감독이 이번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김금화 만신의 자서전 ‘비단꽃 넘세’다. 전쟁, 분단, 새마을운동 등의 긴 시기를 거치면서 역사와 직접 몸으로 부딪힌 사람, 그럼에도 원형을 보존한 무업을 하는 김금화 만신의 이야기는 박찬경 감독의 진심을 울렸다.

“선생님을 만나 뵙자마자 전쟁 통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해주셨죠. 인생의 여러 대목 중 딱 제가 듣고 싶었던 것이라 깜짝 놀랐어요. 뒷조사했나 싶을 정도로 등골이 오싹했죠(웃음). 사실 사회에서 가장 괴롭고 절박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무당이에요. 근데 사회는 그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죠. 세상 온갖 설거지는 다 해주면서 제일 구박받는 이상한 구조예요. 그럼에도 선생님은 큰 무당으로서 뭔가 한국사회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화를 복으로 갚는 분이에요. 인간적인 존경심이 생겼죠.”

박찬경 감독이 민속문화와 토속종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7년 전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한 계기에 전통 무속신앙에 빠져든 그는 우리 고유문화를 양지를 끌어내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시작은 계룡산 신도안에서 명멸했던 토속 민중 종교들의 이야기를 그린 ‘신도안’(2008)이었다. 이후 형인 박찬욱 감독과 함께 연출한 ‘파란만장’(2010) 역시 무속신앙을 스크린에 담은 작품이다.

“무속신앙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요?(웃음) 우리가 절에 간다든가 교회에 간다고 했을 때 이유를 물어보진 않잖아요.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냐는 질문 자체가 무속이 이상하다는 생각, 현대에 안 맞는 거라는 관념에서 나온 거예요. 뒤집어 보면 이 역시 종교생활 중 하나일 뿐이죠. 그리고 종교를 떠나 말하자면 무속신앙은 수천 년 동안 내려온 한국의 오래된 문화랍니다. 그러니 이제는 존중하는 태도로 바라봐줬으면 합니다.”

사실 박찬경 감독의 전공은 영화연출이 아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학을 전공했고 캘리포니아 예술대학교에서 사진학 석사를 마쳤다. 그는 미술평론이자 영상 아티스트고 또 영화감독이자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이다. 무슨 직업이 이렇게도 많으냐 묻자 자신의 직업을 하나둘 되새기던 그가 멋쩍게 미소지었다.

“정말 그러네요? 그런데 저는 분리가 안 돼요. 그게 더 자연스러운 거고요.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한 가지만 해야 한다는 거는 인생을 답답하게 만들어요. 또 원래가 작가들은 다 욕심밖에 없죠. 저도 욕심 덩어리고요. 대신 일 안할 때는 그냥 평범하게 보내요. 최근 몇 년 동안은 일이 너무 많아 쉴 틈이 없었지만, 시간 있으면 찍어놓은 사진을 보곤 하는 게 취미죠. 일 안 풀리면 남들처럼 자거나 술 마시거나 그러고요. 사색이요? 그럴 시간 있으면 자죠(웃음).”

이번 영화로 첫 상업영화에 도전한 박찬경 감독은 또 다른 영화를 준비 중이다. 장르는 미스터리 호러. 이제 각본을 마무리한 터라 아직 각색 작업이 많이 남았지만 이 역시 천천히 준비해 대중 앞에 내놓을 생각이다.

“준비 중인 상업영화는 아직 각색 작업할 게 많아서 영화는 빨라도 내년 초쯤 볼 수 있을 듯해요. 당분간은 ‘만신’ 프로모션에 집중해야겠죠. GV(관객과의 대화)도 참석하고요. 영화라는 게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누군가가 만든 거고 그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 거니까 이렇게 관객과 이야기하는 것도 참 좋은 문화죠. 관객의 생각도 들을 수 있고요. 기대됩니다.”

지난해 8월 열린 영화 ′우리의 영화, 서울/ Seoul, Our Movie′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왼쪽)과 박찬경 감독

“형 박찬욱 감독, 시원하고 좋은 그늘이죠”

박찬경 감독을 이야기할 때 박찬욱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형제지간인 두 사람은 ‘파킹 찬스(PARKing CHANce)’라는 이름으로 ‘파란만장’ ‘오달슬로우’ ‘청출어람’ ‘V’ 등 영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만든 ‘파란만장’은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 금곰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 지나치게(?) 파급력이 큰 형 박찬욱이 그에게 좋은 영향만 끼칠 수는 없을 터. 형에 관련된 질문을 숱하게 받았을 박찬경 감독. 그에게 함께 영화하는 데 있어 형은 그림자냐 후광이냐는 돌직구를 던졌다.

“둘 다겠죠?(웃음) 아무래도 형 동생이라는 거 때문에 주목을 많이 받았고 사람들의 관심도 받게 됐잖아요. 그런 면에서는 후광이죠. 영화 후반 작업 해주는 회사라던가 개인들이 제 영화에 참여할 때도 맨땅에 헤딩하는 감독보다 아무래도 편하고요. 그렇지만 그늘도 분명 있을 거예요. 형하고 맨날 비교당하니까요. 근데 어두운 그늘이 아니라 시원하고 좋은 그늘이죠. 보통 형제들이 다 그렇듯이요. 그래도 제가 동생이라 다행이에요(웃음).

지금 형이랑 함께 기획 중인 작품은 없어요. 사실 ‘고진감래’(2013)가 끝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그래도 너무 늦어서 못하게 되지 않는 한 형하고 또 작품을 하게 되겠죠.”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강소연 기자 (kang12@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지연·황재균, 결혼 2년 만에 파경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걸그룹 티아라의 지연과 프로야구 kt 내야수 황재균이 결혼 1년 10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 지연은 5일 법률대리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저희는 서로 합의하에 이혼을 위한 조정 절차를 진행하게 되었다"며 "빠르게 입장 표명하지 못한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 향후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티아라 지연. [사진=지연] 지연의 법률대리인은 두 사람이 서로의 다툼을 극복하지 못해 별거 끝에 이혼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서가 제출된 상황이다. 이들의 이혼설은 지난 6월 처음 나왔다. 부산 경남권 방송 KNN 라디오로 야구 중계를 하던 이광길 해설위원이 방송이 안 되는 줄 알고 "황재균, 이혼한 거 아냐"라고 사담을 한 것이 전파를 타게 되면서다. 지난달 초에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황재균이 늦게까지 지인들과 어울리는 영상이 SNS에서 확산되면서 다시 이혼설이 제기됐다. 황재균. [사진=kt] 두 사람은 2022년 12월 결혼식을 올렸다. 지연은 2009년 티아라로 데뷔해 '거짓말', '보핍보핍', '롤리폴리' 등의 히트곡으로 활동했다. 황재균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현재 소속팀 kt는 LG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5일 1차전에 7번 3루수로 출전한 황재균은 삼진 2개 포함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zangpabo@newspim.com 2024-10-05 18:31
사진
백자 달항아리와 BTS가 만났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전통문화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백자 달항아리와 BTS가 만나서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상품이 출시됐다. 하이브는 오는 9일 한글날을 맞아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의 협업으로 공식 상품 '2024 달마중 BTS X 뮷즈(MU:DS)'를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백자 달항아리 미니어처. [사진 = 하이브 제공] 2024.10.04 oks34@newspim.com '달마중'은 전통문화에 감각적인 디자인과 트렌드를 입혀 MZ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국립박물관상품 브랜드 '뮷즈'와의 협업으로 출시됐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시리즈다. '달마중'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급 유물 6점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됐다. 해당 유물은 반가사유상, 청자상감 국화·모란무늬 참외 모양 병, 청자상감 국화 넝쿨무늬완(찻 그릇), 백자 상감 연꽃 넝쿨무늬 대접, 백자 상감 모란·나비무늬 편병, 백자 달항아리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사진 = 하이브 제공] 2024.10.04 oks34@newspim.com 하이브는 이들 유물 디자인에 그래픽, 방탄소년단 그룹 로고, '옛 투 컴'(Yet To Come)·'소우주' 가사를 더해 공식 상품을 제작했다. 반가사유상에는 '당신은 꿈꾸는가, 그 길의 끝은 무엇인가' 하는 '옛 투 컴' 가사가 새겨졌고, 백자 달항아리에는 '한 사람에 하나의 역사, 한 사람에 하나의 별' 하는 '소우주'의 가사가 어우러졌다. 한편, 달마중 티저 영상은 4일, 화보 이미지는 5일 하이브 머치 X(구 트위터) 계정에 공개되며, 오는 8일 11시부터 위버스샵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내 뮤지엄 샵에서 구매할 수 있다. oks34@newspim.com 2024-10-04 11:3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