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답 찾아라'..경영진에 현장 대응 강조
[뉴스핌=이강혁 기자] "회사에 앉아 있지 말고 사람들 좀 만나보세요."
권오현(63·사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계열사 경영진(부사장급 이상)에게 최근 자주 강조하는 말이라고 한다.
경영자 개개인의 업무스타일을 철저하게 현장형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지시이자 경영환경이 불확실할수록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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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삼성 안팎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경영자들의 현장 대응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이와 관련, 권 부회장과 최근 식사를 함께한 지인은 "(삼성 경영자들이) 사무실에서만 업무를 보려고 해서 밖에 좀 나가라고 자주 말한다고 하더라"면서 "그는 '어려울 때는 (경영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외부 사람들과 만나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권 부회장의 이런 지시는 사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평소 철학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은 최근 몇년 사이 현장형 경영자를 발탁해 승진시키며 삼성 전반에 철저한 현장주의 문화를 심고 있다.
단적으로 이 회장은 지난 2012년에 그룹 컨트롤타워 수장에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던 최지성 부회장(현 삼성미래전략실장)을 깜짝 발탁한 바 있다. 그가 1987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컨트롤타워 수장으로 현장형 경영자를 임명한 것은 처음이다.
최 부회장의 발탁을 기점으로 삼성 사장단의 현장형, 실무형 경영자의 전진배치는 빠르게 이루어졌다. 수시 인사를 통해 관리형 경영자들을 물러나고 현장형 경영자의 세대교체가 잇따랐다.
지난해 연말에 단행된 2014년도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서도 이런 철학을 잘 나타난다. 승진 및 전보조치된 16명의 사장단 대부분이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경영자들이다.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전 계열사로 확신시키겠다는 의지에는 '성공=현장'이라는 키워드가 성립되는 셈이다.
475명 규모의 정기 임원 인사 역시 이런 기조가 적극적으로 반영됐다. 특히 발탁 승진자의 면면은 재무나 인사 출신보다는 기술과 실무 분야에 중점적으로 초점이 맞춰졌고, 글로벌 영업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영업마케팅 분야에서도 발탁 승진자가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자들이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경험이 노하우와 결합하면 다양한 아이디어로 나타나게 된다"며 "향후 먹을거리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삼성의 경영자들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잘 접목시킬 때 미래의 비전은 빨리 열리지 않겠냐"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