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2008년의 3분의1..매출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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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포스코 경영실적 보고서 |
이는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포스코도 마찬가지이다. 퇴임을 앞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2009년 3월 취임 이후 현재까지 약 5년 동안 실적회복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지속된 경기불황으로 만족할 만한 경영실적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5년간 포스코의 매출액은 제자리에 머물렀으며, 영업이익은 4조원 이상 날아갔다.
28일 포스코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의 단독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6% 감소한 2조2150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정준양 회장 취임 이전인 2008년 6조5400억원에 달했던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5년새 3분의 1 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률은 2008년 21.3%에서 지난해 7.3%로 무려 14%포인트나 빠졌다.
한 때 국내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하던 포스코가 보통 기업으로 전락한 셈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철강경기가 급격히 꺾인 상황에서 공급과잉이 겹쳐 제값을 받는데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포스코의 탄소강 평균 판매가격은 t당 77만6000원으로, 전년(88만3000원) 대비 12.1%(10만7000원) 하락했다. 피크 때인 2011년(t당 98만6000원)과 비교하면 21.3%(21만원) 하락한 것이다.
매출은 제자리걸음이다. 2008년 30조6420억원이던 포스코의 매출은 지난해 30조5440억원으로 큰차이가 없다.
생산과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 포스코의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3641만6000t으로 2008년(3313만6000t)에 비해 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품 판매량은 3120만t에서 3393만t으로 8.8% 늘었다.
포항제철소 파이넥스(410만t) 및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300만t) 준공, 광양 1고로 개보수(230만t→550만t) 등의 상공정 투자와 함께 중국, 인도, 터키 등지에 가공센터를 신증설한 결과이다.
재무구조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2011년 92.5%까지 치솟았던 포스코의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2012년 86.8%에 이어 지난해에는 84.3%까지 낮아졌다.
정준양 시대가 가고, 권오준 시대가 개막하는 올해 포스코가 과거 영광의 불꽃을 다시 지필수 있을지 관심이다.
포스코는 올해 단독기준 매출 31조원, 조강 생산 3770만t, 제품판매 3490만t을 경영목표로 세웠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건설과 조선 등 주요 수요산업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공급과잉도 여전해 중장기적으로도 과거와 같은 실적을 올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뿐만 아니라 철강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실적이 악화되는 등 불황을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과거의 호실적을 재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 자동차ㆍ에너지 등 고수익 산업향 매출을 43%까지 높이고, 제품별 전 규격 공급으로 내수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원료비 및 전력구입비 절감, 조업기술 개선 등을 통해 올해 6030억원의 원가절감을 달성할 계획이다.
셰일가스와 석탄발전사업 등 에너지 신사업 진출도 검토중이다. 박기홍 포스코 사장은 이날 기업설명회에서 "셰일 가스가 지금 당장 국내 LNG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며 해외 셰일 가스전 지분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수익성 기반 사업관리’에 경영활동의 초점을 맞춰 철강, 에너지, 인프라ㆍ소재 등 3대 핵심 사업 중심으로 질적 성장과 재무건전성 개선에 집중하기로 했다. 올해 투자규모는 연결기준 6조5000억원, 단독기준 3조7000억원이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