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현미 기자] ‘대학 명성에 못 미치는 대학병원’ 고려대학교의료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고대의료원은 모교에 비해 인지도와 선호도가 낮은 대학병원에 꼽힌다. 고대의료원은 변화의 몸짓을 시작했다. 시작은 김우경(61·사진) 의료원장 선임이다.
고대의료원장은 지난해 12월 김우경 성형외과 교수를 안암·구로·안산병원을 총괄할 제12대 고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 임명했다. 그의 발탁은 고대 구로병원장 재임시절 보여준 전문경영인(CEO)로서의 리더십 때문.
김 의료원장은 지난 4년간 구로병원장을 맡아 암병원 신축, 신종인플루엔자(독감) 범부처사업단 선정 등의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병상 가동률 국내 1위, 국가지정 연구중심병원 선정 등을 이끌어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안암·구로·안산병원을 총괄하는 고대의료원 새 수장이 된 김 의료원장에게 거는 안팎의 기대는 크다.
무엇보다 임기 2년간 고대의료원에 대한 인식과 평가를 얼마만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고대의료원은 1941년에 문을 연 7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병원이다.
그러나 병원 인지도·매출액이 높은 소위 ’빅(big)5 병원’에 속하지 못한다. 한참 후에 설립된 서울아산병원(1989년)과 삼성서울병원(1994년)이 빅5에 포함된 것과 비교된다.
이를 두고 의료원은 대기업의 거대한 자본력에서 밀린 결과라고 평가하지만 사실상 내부 경쟁력을 키우는데 소홀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모교에서 배출한 우수 인력이 외부로 빠져나가고 결국 환자들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고대의료원의 스타 교수는 병원별로 1~2명에 불과하다. 형님 병원인 안암병원의 경우 스타 교수는 김영훈(부정맥)·김선한(대장암) 교수 정도다. 구로병원과 안산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 의료원장은 특성화센터 건립을 통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세계적 특성화센터 10개 이상 육성해 병원의 경쟁력과 의료 서비스 강화해 나가겠다”고 해법을 밝혔다.
이와 함께 연구 부문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고대의료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지정 연구중심병원 중 유일하게 산하 두 개 병원(안암·구로병원)이 동시에 지정됐다. 현재 매출액 대비 8% 수준인 연구비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빅5 병원의 경우 6%대 수준이다.
김 의료원장은 “중차대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됐다”며 “믿음·화합· 단결을 바탕으로 하고 함께라는 힘과 지혜로 지금의 위기를 제2도약의 기회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김우경 의료원장은 1953년생으로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손가락 접합수술의 세계적 명의로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현미 기자 (hm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