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지금 이 패널 구성으로는 중요한 것을 들을 수 없습니다. 의학계, 식품영양학계 전문가에게 다시 한번 들어야 합니다.” / 박종수 남양유업 중양연구소장
“남양유업 마케팅은 전혀 과학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일반 과학시간에 이런식으로 쓰면 저는 0점을 줍니다” / 이덕환 서강대 교수
“소비자가 오늘날처럼 불안한 적이 없었습니다. 자기만 살겠다고 식품 불신을 초래한다면 식품산업 전체의 마이너스가 됩니다.” / 정진 동서식품 마케팅 팀장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의 홍보문구 ‘인산염 무첨가’에 대해 열린 토론회에서 나온 언급들이다. 식품업계의 뜨거운 감자답게 토론회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됐다.
![](http://img.newspim.com/content/image/2014/01/23/20140123000255_0.jpg)
23일 한국소비자연맹 주최로 열린 ‘인산염 무첨가, 가공식품의 새 패러다임?’ 주제의 토론회는 남양유업과 동서식품을 비롯, 학계와 식품협회, 식품의약안전처 등 다방면의 전문가가 참석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날 핵심 쟁점은 ‘인산염’이었다. 남양유업이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에 인산염을 뺐다는 마케팅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소비자 패널과 인산염이 해롭지 않다는 학계, 경쟁사의 반발이 이어져 영향 균형을 생각해야한다는 남양유업의 반박에 첨예하게 맞섰다.
학계 패널로 나온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칼슘과 인을 1:1로 섭취해야 할 과학적인 이유는 없다”며 “가공식품에 포함된 인의 양은 많지 않고 오히려 우유에 가장 많은 인산염이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인산염 대신 첨가된 미네랄 화합물의 성분을 밝혀야한다”며 “소비자를 겁주는 마케팅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 측 패널로 나온 박종수 남양유업 중양연구소장은 인산염과 칼슘의 조화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인산염은 안전하다고 믿기 때문에 법적으로 함량 제한이 없다”며 “하지만 인산염을 쓰는 것은 오로지 가공의 편의를 위해서 쓰이는 것으로 커피믹스에는 크리머를 잘 흐르게 하기 위한 목적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칼슘과 인의 비율이 1:1인 것은 식품영양학적인 의미에서 과학적으로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라며 “한국인의 칼슘과 인의 섭취비율이 1:2.4로 최대한 인위적인 인의 섭취를 줄여 칼슘과 인의 섭취비율을 줄여보겠 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커피믹스가 가장 매출이 높인 다소비 식품 판매 1위로 한 스틱당 35mg의 인이 함유된 탓에 이를 줄이고 칼슘비율을 높여 영향 균형을 고려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에 대해 동서식품 정진 마케팅 팀장은 “미래학자 칼 하인츠 슈타인뮐러는 저서 ‘기술의 미래’에서 ‘식품이 오늘날처럼 안전한 적 없다. 그리고 소비자가 식품에 오늘처럼 불안해 한적이 없다’라고 말했다”며 “노이즈 마케팅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김동술 식약처 첨가물 기준과 과장은 “식품 첨가물에 대해 세계 전문가들은 매일같이 먹어도 문제없다고 밝히고 있다”며 “식품 첨가물로 이렇게 고민을 해야 하는 악순환은 식품업체의 마케팅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격론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정작 토론회는 소비자 마케팅에 대한 것이 아닌 ‘인산염’의 유해성에 맞춰졌다는 평가다. 특히 남양유업 측에서는 의학, 영양학계 전문가가 패널로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도 비췄다.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이번 토론회 취지는 마케팅에 있어 소비자 배려 없고 뭔가 인산염 문제 있는 걸로 비춰진다는 점에서 소비자에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주로 인산염의 유해여부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며 “첫 단추로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일은 단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연맹은 소비자들의 민원 등을 종합해 두번째 토론회를 여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