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남양유업이 한국소비자연맹이 주최하는 ‘인산염’ 관련 토론회를 앞두고 속을 태우고 있다. 인산염의 무해함에 대한 일방적인 토론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불참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한국소비자연맹은 ‘인사념 무첨가, 가공식품의 새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남양유업과 동서식품, 학계, 소비자, 식약청 인사와 함께 토론회를 진행한다.
연맹 측은 “프림에 첨가물 인산염을 뺐다고 광고하면서 인산염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인산염 안전성 및 제외국 동향, 노이즈마케팅과 기업윤리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남양유업이 이번 토론회가 사실상 ‘마녀사냥’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토론회의 패널 선정자체가 공정한 토론회로 진행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서 수차례 인의 섭취 비율과 영향 균형이 중요하며 인 자체가 해로운 것은 아님을 밝힌바 있다”며 “사실상 공개적인 마녀사냥의 자리가 될까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학계의 패널로 선정된 서강대 이덕환 교수는 이미 수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인산염 마케팅이 엉터리’라는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또 다른 패널인 세종대 김용휘 교수도 남양유업의 ‘카제인나트륨’ 관련 인터뷰에서 남양유업이 소비자로부터 소송을 당할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남양유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는 평가다.
더불어 식품의약품안전처 실무진의 토론 참여도 남양유업에서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식약처 특성상 당국이 승인한 식품 첨가제가 무해하다고 주장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또다른 토론회 참가자인 동서식품의 주장이야 두말할 것 없다.
결국 토론회에 참석하는 대부분의 패널이 남양유업과 인산염 마케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토론 자체가 일방적 분위기로 휩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남양유업의 판단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작 인산염 관련 토론회에 주인공인 남양유업이 불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길 바라며 조금이라도 자연에 가까운 식품을 만들고자 하는 책임있는 식품업체의 연구와 개발 노력이 노이즈 마케팅으로 매도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산염의 유·무해 여부를 떠나서 제조회사의 제조편의나 가격대비 효율성 때문에 넣은 식품 첨가물을 기술 개발을 통해 천연 물질로 대체했다면 그건 당연히 칭찬받아 마땅한 일인데 칭찬해 줘야할 곳들에서 오히려 논란이라고 하니 기운이 빠진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