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가들, 늑장 대응 가능성 우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의 12월 인플레이션이 둔화,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유럽중앙은행(ECB)에 모아지고 있다.
이번주 회의에서 ECB가 이와 관련, 구체적인 카드를 꺼내들 여지는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물가가 하강 기류를 지속할 경우 추가 부양책에 대한 압박이 고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출처:신화/뉴시스) |
7일(현지시간) 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0.8% 상승, 전월 수치 및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0.9%를 밑돌았지만 투자가들은 ECB가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페인의 서비스업 경기가 강하게 반등했고, 독일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훌쩍 넘어서는 등 굵직한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독일을 포함한 일부 회원국의 국채 수익률이 바닥을 찍고 오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ECB가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TX 캐피탈의 이사크 시디치 시장 전략가는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 분명하다”며 “ECB가 당장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레이션 하락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하 뿐 아니라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 등 추가적인 부양책에 대한 압박이 노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호워드 아처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유로존 지표가 최근 개선되고 있지만 12월 물가지표는 경계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며 “ECB가 아직은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유로존 전역에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목표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물가지수에 속내가 편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ECB의 대응이 지나치게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우려하고 있다. ECB가 유동성 공급 확대 및 금리인하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시점에 이미 디플레이션이 깊게 뿌리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가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해결책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정치적인 마찰을 초래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