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는 나아졌는데 체감경기는 아직"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새해부터 전북 전주의 남부시장을 찾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표정은 밝지 않아 보였다. 시장은 썰렁했고 젊은이들이 모여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시장 내 '청년몰'에도 젊은이들 몇몇만이 보일 뿐이었다.
부총리가 시장 초입에 있는 과일가게에 들렀을 때 남부시장의 상인인 듯한 한 남성이 현 부총리의 방문단을 보며 "시장이 다 죽었다, 살려내라"며 호통을 치기도했다. 기자가 보기엔 부총리를 따라온 송하진 전주시장에게 한 소리 같았는데 부총리도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지난해 8월1일 부총리가 마산어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상인들이 박수도 보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남부시장에서는 부총리가 들른 상점들을 빼고는 별 관심 없이 무표정하게 부총리 일행을 쳐다보기만 했다.
현 부총리는 시장 방문을 마친 뒤 버스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부총리 취임 후 전통시장에 4번 방문했는데 아직까지 손님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며 "(경제)지표는 나아졌는데 현장의 체감경기는 아직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더 말을 이으려고 했지만 마침 버스가 도착하는 바람에 끊어졌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전북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을 방문해 사회적 기업 대표 이승미씨, 카페 차와 대표 임영규씨(오른쪽)에게 목도리를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전주 남부시장에 이어 한옥마을을 방문하고 간담회를 가진 뒤 현장방문에 동행한 기자들과 가진 저녁자리에서도 현 부총리는 "전통시장은 너무 손님이 없더라"라며 "그래도 청년몰이라도 있어서 그나마 그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몰처럼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고 그냥 있는 상태면 이마트나 하나로(마트) 이런 데 (손님을) 많이 뺏길 테고 특히 농산물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사야 되니까 회전이 안 되면 자꾸 악순환"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부총리는 올해 1분기 안에 지역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지역의 자원을 이용한 문화·관광산업으로 국민들에게 휴식과 치유(힐링)의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산업의 융·복합을 지원한다는 게 현재까지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부총리는 이날 청년몰을 방문한 자리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젊은 두 명의 사장에게 현장에서 산 목도리를 선물하고 직접 목에 감아줬다. 또 빨간 목도리 하나를 구입해 자신의 목에 둘렀다.
겨울에 목도리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목도리를 하면 목부위부터 따뜻해지면서 온몸으로 훈훈한 기운이 도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대기업과 부자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온기가 올해에는 차츰 지역의 전통시장, 청년기업가들이 운영하는 벤처기업, 중소기업, 서민들에도 전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