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회복 불구 기업은 어려워…관련 입법 통해 경쟁력 높여야"
[뉴스핌=김지나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수일내 법원의 통상임금 선고를 앞두고 기업들이 결과에 대응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의 초미의 관심사인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오는 18일 오후 2시에 내려진다.
박 회장은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송년 간담회에서 "판결을 기다려 보자"고 운을 뗀 후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나 기업들의 부담이 상당히 큰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개별기업 차원에서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노력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고, 중요한 것은 기업들은 대단히 큰 이슈로 받아들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소급분을 한꺼번에 지급돼야 한다면 그 금액이 굉장한 부담이 될거라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제도가 갑자기 바뀌어 기업들이 적응하고 정착할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 회장은 내년은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시기인 만큼 경제활성화 관련 입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내년에 3%대 경제회복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온기가 우리나라에 전해져 체감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면서 "내년엔 선진국을 통해 회복된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있지만 체감하기에는 어려운 시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우려했다.
과거 경제위기 이후의 회복기와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박 회장은 "과거에는 (경제위기 시) 상당히 많은 플레이어가 도산해 급격한 회복도 가능하고 경쟁강도도 약화되며 본격적인 호황을 맞았지만 이제는 상대적으로 도산하는 숫자가 적다. 플레이어 상당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회복기가 와도 또다른 경쟁양상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학자들은 급격하지 않은, 완만한 회복이 올거라고 한다. 따라서 준비하지 않은 기업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막바지 본격적으로 경젱력 강화하는 시기"라며 "입법을 통해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우리기업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들이 '경제활성화' 노력과 조화를 이뤄서 '모두가 이기는 게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불균형 해소라든지 복지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러나 해결과정이 경제활성화 노력과 조화를 이뤄야 하지 않겠나"라며 "수출만으로는 성장한계가 있고 내수경제 산업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 "우리나라는 신흥국 의존도가 73% 가까이 되는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실시되면 신흥국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을 많이 하는 상황"이라며 "전향적으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박 회장은 "경제민주화는 표현이 적절치 않은 거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경제 이야기에다 정치적 수사를 붙임으로써 본 뜻이 왜곡되는 게 아닌지 생각된다. 거래 불공정관행을 고치고 제도를 정비한다는 건 당연히 해야하는거고 우리사회가 상당부분 필요하다고 공감은 하지만 그게 민주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또한 "정부가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상당부분 진행됐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너무 과하게 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상당히 많이 있다"며 "완급을 조절해 현실을 반영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이 주도해 정치권에 경제활성화 입법을 요구하는 압박 광고를 게재하는데 상의가 빠진 것과 관련, "상의가 빠진 건 사실이지만 전경련과 대립각을 세운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엇다. 그는 "일방적 광고가 과연 압박수단이 되는지 실효성에 의문은 있다. 그렇다고 상의가 경제활성화 열망이 적은 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대한상의 회장직에 취임한 박 회장은 지난 4월의 시간을 돌이키며 "생각보다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털어놨다.
박 회장은 "상공회의소법에 나와있는 상공인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면서도 "공감을 얻지 못하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없으니 국회와 정부의 가교역할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소통, 합치점 찾는 일이 쉽지않지만 그럼에도 소통이 중요하다는 건 변함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