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불완전판매·성과급…RBS, 거래제재 위반
[뉴스핌=주명호 기자] 영미 금융당국이 영국은행들의 불법 영업 및 거래 행위에 대해 총 9000만 파운드(약 1550억 원)에 이르는 벌금 폭탄을 내렸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로이드뱅킹그룹에게 불완전판매 및 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성과급 지급 혐의를 포착해 2800만 파운드(약 483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FCA가 지금까지 발표했던 벌금액 중 최대 규모다.
FCA는 로이드뱅킹그룹이 2010년 1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자회사인 로이드TSB, 할리팩스, 스코틀랜드은행에 예금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익이 보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100만 건이 넘는 예금상품들이 70만 명의 고객들에게 불완전 판매됐다.
더불어 직원들에게는 영업 실적에 따라 과도한 성과급 지급이나 월급 삭감을 실시해 위험 판매를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드뱅킹그룹은 영업 목표 실적을 달성한 직원들에게는 월급의 최대 35%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매월 지급했다. 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월급의 최대 50%까지 삭감시키고 직급을 강등시키기도 했다.
다른 영연방 은행인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미국에서 대규모 벌금 세례을 받았다. 같은 날 RBS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재무부 및 뉴욕주 금융당국에 이란, 수단, 버마, 쿠바 등과의 거래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총 6200만 파운드(약 1070억 원)에 이르는 벌금을 지급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RBS는 더불어 같은 혐의로 부과 받은 벌금이 2010년 이후 총 3000만 파운드(약 520억 원)에 이른다고 인정했다.
영국은행들이 연달아 부정행위가 적발되면서 은행들의 전반적 신뢰도도 손실을 입었다는 지적이다. 로이드뱅킹은행은 이에 대해 "해당 기간에 부적절한 행위가 이뤄졌다는 점을 인정하며 이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고객들에게 사과드린다"며 빠른 시일 내에 관련 보상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벌금 부과 소식에도 증시는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로이드뱅킹그룹 주가는 77.38파운드로 1% 하락하는데 그쳤다. 인베스텍 증권의 이안 고든 연구원은 "투자적 관점에서 벌금은 주가를 움직이는 재료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