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에서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도심 독립광장에 모여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유럽연합 동유럽 동반자협정 거부에 대한 항의 시위를 펼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뉴스핌=권지언 기자] 지난 2004년 ‘오렌지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디폴트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는 반정부 시위와 정국 불안으로 이미 취약한 우크라이나 경재와 공고 재정이 디폴트를 맞을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외환위기 리스크도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국채 가격은 급락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빠르게 치솟는 상황.
이날 우크라이나 국채 5년 만기 CDS 금리는 1067bp로 100bp 가까이가 치솟았고, 벤치마크인 2020년 만기 달러표시 채권은 4센트 가까이 빠져 85센트를 밑돌았다.
우크라이나 시민 수십 만 명은 수도 키예프 거리로 나와 여전히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야누코비치 정권이 러시아의 눈치를 보며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정 서명에 거부한 것에 대한 강력한 반발의 표시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사태 진정을 위해 이날 호세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에 전화를 걸어 회담 재개를 시도하는 등 EU와의 협력이 여전히 진행 단계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야권은 야누코비치 지지자인 미콜라 아자로프 총리와 그 내각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실시하자며 반대 입장을 완강히 고수했다.
모스크바 정치공학센터 대표 알렉세이 마카르킨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에게 최적의 시나리오는 없다”면서 “그 스스로가 서방국에게 의존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점을 보여줬고, 러시아로부터 의구심을 증폭시킨데다 국내에서는 야당을 완전한 적으로 바꾸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번 시위에는 좀처럼 해결 국면이 보이지 않는 경기 침체와 실업난 등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불만도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4년 겨울 일어났던 오렌지혁명은 대선 부정선거에 대한 시민 저항으로, 친서방 성향의 빅토르 유셴코 정권을 탄생시켰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