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표 개선과 저조한 발행 실적이 맞물리면서 미국 국채가 5일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독일 국채 역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희석되면서 하락했고, 주변국 국채가 상승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bp 상승한 2.739%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은 1bp 오른 3.814%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은 보합에 거래됐고, 5년물 수익률이 2bp 상승했다.
이날 재무부가 실시한 7년물 국채 발행에 2.36배의 수요가 몰렸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앞서 2년물과 5년물 국채 발행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로 호조를 이룬 데 반해 이날 7년물 발행에는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ED&F 맨 캐피탈 마켓의 토마스 디 갈로마 채권 헤드는 “국채 발행이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연준이 통화정책에 대해 선제적 가이드를 한다고 해도 7년 만기 국채에 적극 베팅할 만큼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경제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 국채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보다 대폭 향상됐다. 톰슨 로이터/미시건대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5.1을 기록해 10월 73.2을 크게 웃돌았다. 시장 전문가는 지수가 이달 73.1로 소폭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를 뒤집고 대폭 개선된 셈이다.
미국 주간 실업수당 신청 건수 역시 31만6000건으로 2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낸 동시에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33만건을 밑돌았다.
이밖에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내구재 주문은 2% 감소해 시장 전문가의 예상과 부합했다.
DZ 은행의 헨드릭 로드 채권 전략가는 “연말까지 장기물을 중심으로 국채 수익률은 꾸준히 오를 것”이라며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는 올해 1월보다 내년 1분기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독일의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크게 향상됐다. 독일 시장조사 기관인 GfK가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가 이달 7.1을 기록했고, 내달 7.4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11월과 12월 예상치인 7.0과 7.1을 웃도는 수치다.
국내 지표가 개선된 데다 미국의 지표 강세가 테이퍼링에 대한 기대 심리를 높이면서 독일 국채가 하락했다.
이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은 1bp 오른 1.7%를 나타냈다. 독일은 10년물 국채를 1.69%의 금리에 발행, 전월 1.71%에 비해 낮은 비용에 자금을 확보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총선 승리 2개월만에 제1야당인 사민당과 대연정 합의를 이루면서 정치 리스크가 해소된 것도 독일 국채 매수 심리를 약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주변국 국채시장은 소폭 상승했다. 10년물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1bp 떨어진 4.06%에 거래됐고, 스페인 1년물 수익률도 3bp 하락한 4.14%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